인천 전통시장 ‘화재 불감증’ 여전 [현장, 그곳&]

소화기 찾기 어렵고 소방차 진입로 매대 물건 ‘수북’
인천소방본부 “위험 요소 수시 제거… 예방 안내”

설 명절을 앞둔 19일 인천 계양구 계양산시장이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홍승주 기자

 

19일 오전 10시께 인천 부평구 부평종합시장. 설 연휴를 앞두고 시민들로 북적이는 이 곳 통로에는 해산물과 채소 등을 파는 매대가 가득했다. 매대를 가운데 두고 양 갈래로 나뉜 통로는 한눈에 봐도 소방차는커녕 시민이 통행하기에도 비좁아 보였다. 시장 한켠에 소화기 6개가 몰려 있었지만 멀리 떨어진 점포에선 5분을 뛰어야 도착할 만큼 먼 거리로 적재적소에 화재 예방 장비 비치도 미흡한 실정이었다. 

 

같은 날 남동구 모래내시장의 상황도 마찬가지. 이 곳의 소화전과 소화기함은 상인들이 쌓아둔 물건 탓에 아예 열 수가  없었다. 인천 소래포구 어시장과 석바위시장, 계양산시장 등을 점검한 결과, 소화기가 한 곳에 몰려 있거나 전선과 수조가 붙어 있고, 비상소화장치함이 자물쇠로 잠긴 곳도 발견됐다.

 

전통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상인회에서 소방차 진입로 확보 등을 위해 매대나 물건을 옮기라 해도 강제권이 없어 상인들이 잘 지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천지역 전통시장이 소방차가 진입해야 할 통로가 막혀 있거나 가연성 물질이 무방비로 방치돼 있는 등 화재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 대목을 앞두고 전통시장을 찾는 시민이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2018~ 2022년 인천지역 전통시장에서 발생한 화재는 총 40건으로, 재산피해는 1억1천400만원에 달한다. 연도별로는 2018년 4건, 2019년 3건, 2020년 6건, 2021년 11건, 2022년 16건으로 증가 추세다.  

 

백창선 단국대 융합보안학과 교수는 “전통시장의 화재는 주로 전기선에서 시작하고 특히 겨울철 난방기구에 의한 화재가 많다”며 “전통시장의 아케이드 천장도 최근 화재로 사상자가 나온 방음터널의 천장과 같은 소재여서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이 몰리는 시장은 화재 시 큰 피해가 발생하므로 화재 예방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천소방본부 관계자는 “전통시장의 화재 위험 요소를 수시로 제거하고 있다”며 “시장 상인들을 대상으로 화재 예방 안내를 하는 등 사고 방지에 신경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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