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계묘년(癸卯年) 설 명절을 맞아 가족들과 보낸 당신의 하루는 어땠나요? 모든 것을 차치하고 동장군(冬將軍)의 맹위도 녹일 만큼의 따스함이 마음속 한 편에 자리 잡았음을 부정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코로나19가 창궐하던 시기. 물리적으로 가족 구성원 간 인원이 제한돼 차례를 지내기도 했고, 고향으로 향하는 길에 시나브로 늘어나는 시간의 먹먹함을 채워주는 어묵과 핫바, 우동 등 별미를 맛볼 수 없게 휴게소를 통제하던 시절도 있었다.
그래도 행복하게 그 순간을 웃어 넘길 수 있었던 것은 영원히 내 편인 가족들에게 달려간다는 행복함과 즐거움이 동반됐기에 가능했던 일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들과 함께 보내는 하루가 1년간 마음의 안식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말이다.
그런데 코로나19가 하향세를 거듭하며 아무런 제재 없이 온 가족이 모인 올해 설 명절에 가정폭력은 되레 늘어날 전망이다. 경기남·북부경찰청에 따르면 경기도에서는 2020년 907건에서 2021년 934건, 지난해 1천75건 등 설 연휴 기간에 발생한 가정폭력이 해마다 증가했다.
특히 이번 설 명절은 거리두기 해제 이후 처음 맞이하는 연휴인 만큼 가족 간 대면 증가로 인해 가정폭력은 더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스함을 더 느끼고, 새로운 한 해에 쏟아부을 원동력을 갖기보다 정초부터 불화의 주홍글씨가 새겨져 버렸으니 우리가 원하는 하루가 주는 희망의 시발점은 무참히 무너지고 만 것이다.
올해 본보는 ‘당신의 하루가 미래’라는 대주제를 정했다. 우리가 묵묵히 보내는 하루가 대한민국의 희망 찬 내일을 채워 간다는 의미에서다.
그 하루. 새로운 목표로 나아가는 출발선이 되기도 하고, 어제의 행복이 오늘에 이어 내일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아픔의 시간을 딛고 희망을 꿈꾸는 시간도 모두 우리가 보내는 하루에서 비롯된다.
이러한 시간은 자아 실현 같은 개인의 영역을 넘어 대한민국과 경기도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는 동시에 우리 사회를 따뜻하게 데우기 때문이다. 그 출발점은 바로 가족이다. 새로운 것에 직면하기 전에 느끼는 근심과 공포, 낯선 도전에 대한 불안감도 가족이 주는 따스함으로 이겨내며 우리의 하루를 빛내게 한다.
올해는 IMF 시기보다 더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삼중고는 서민뿐만 아니라 건설업 등 산업 전반에 걸쳐 연쇄 작용으로 대한민국 전체를 옥죄는 등 모두가 힘든 시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래도 우리가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은 땀과 눈물로 만드는 하루가 희망이 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그 원천은 바로 가족이며, 가족의 힘이 배가될 때 암울한 전망은 반전의 부메랑이 돼 다시 뛰는 대한민국의 기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올 설 명절, 가족과 함께 보낸 행복한 하루 하루가 힘의 원천이 돼 계묘년 한 해를 당당히 내 것으로 만들겠다는 자신감을 갖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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