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원가 올라 18% 인상 예고... 약국마다 재고 확보 ‘전전긍긍’ 일각선 ‘사재기’ 우려 목소리도
“흔하게 볼 수 있었던 타이레놀을 사기가 이렇게 어렵나요.”
29일 오전 수원특례시 장안구 송죽동의 한 약국.
약국으로 들어온 손님이 타이레놀을 찾자 약사 김정현씨(가명·52·여)는 텅 빈 타이레놀 진열대를 가리켰다. 이윽고 ‘손님이 돌아가지 않을까’라는 걱정으로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다른 약(타세놀)을 꺼내며 타이레놀과 같은 성분이라고 강조했다.
겨우 다른 약을 판매한 김씨는 고민에 휩싸였다. 코로나19로 안 그래도 수요가 높아진 타이레놀에 대한 가격 인상이 예고되면서 일부 손님들의 사재기 움직임까지 나타나자 해당 약품의 비축을 걱정해야 할 처지라고 했다.
같은 날 오후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의 한 약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타이레놀 재고가 5개 남은 가운데 이 약국은 손님 1명당 타이레놀을 1개만 살 수 있도록 수량을 제한하고 있었다.
약사 홍연주씨(가명·57·여)는 “코로나19로 타이레놀을 찾는 사람이 많아진 데다 공급이 부족해 손님을 돌려보내는 일이 많다”며 “약국마다 구매할 수 있는 양이 한정된 만큼 아마 다른 약국에 가도 비슷한 실정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런 탓에 시민들은 타이레놀 찾기에 나서는 실정이다. 이 약국에서 만난 이예슬씨(42)는 “근처 약국 네 군데를 돌아다녔는데, 결국 사지 못했다”며 “사람들이 많이 찾는 약 중 하나인데 이렇게까지 구하기 어려울 줄은 몰랐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 증상 완화 치료제로 한때 품귀 현상을 보이던 국민 진통제 타이레놀의 몸값이 또다시 높아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 3월부터 가격 인상이 예고된 탓인데, 일각에선 사재기에 대한 우려마저 나온다.
업계 등에 따르면 타이레놀 제조사 한국존슨앤드존슨은 3월1일부터 일부 제품의 공급가격을 18% 인상할 예정이다.
인상 제품은 ▲타이레놀500mg 10T ▲타이레놀500mg 30T ▲타이레놀ER 650mg 6T ▲타이레놀 우먼스 10T ▲타이레놀 콜드에스 10T ▲타이레놀 어린이현탁액 100ml 등 타이레놀과 ▲니코레트 껌 2mg ▲니코레트 껌 4mg 등 총 8개 품목이다.
한국존슨앤드존슨 관계자는 “전 세계에 걸쳐 의약품 제조원가 및 유통 전반 비용의 지속적인 상승, 수년간의 팬데믹 상황 그리고 인플레이션에 따라 일부 제품의 공급가를 부득이하게 인상하게 됐다”며 “국내 시장 수요도에 맞춰 시장에 이를 안정적인 공급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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