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담배꽁초 수북… 불 붙을까 ‘불안’ [현장, 그곳&]

도내 곳곳 흡연금지 안내 무색... 쓰레기와 뒤섞인 채 방치 눈살
상가 화재 77.1% 담배꽁초 원인... 전문가 “시민 인식개선안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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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수원특례시 인계동 골목 실외기 옆으로 담배꽁초 등 쓰레기가 가득하다. 윤원규기자

“무단투기 금지라고 써놔도 사람들이 본 체도 안 합니다. 늦은 오후만 돼도 골목에 담배꽁초랑 쓰레기가 한 데 뒤섞여 버려져 있습니다.”

 

21일 오전 10시께 안양시 동안구. 2m 남짓한 건물 사이 골목엔 ‘흡연 금지’ 종이가 붙어있었지만, 무색하게 그 아래엔 담배꽁초가 곳곳에 버려져 있었다. 또 다른 골목에는 보건소에서 내붙인 ‘금연매너구역’ 현수막이 걸려있었지만, 몇몇 시민들은 현수막 바로 앞에서 흡연하기도 했다. 불씨가 채 꺼지지 않은 꽁초를 쓰레기 더미 근처로 던지고선 자리를 떠나는 시민의 모습도 포착됐다.

 

같은 날 수원특례시 팔달구 수원역도 상황은 마찬가지. 10여층 높이의 건물들이 빽빽이 들어서 있었고 그사이엔 먼지가 내려앉은 실외기 여러 대가 놓여있었다. 실외기 주변으론 오랜 기간 방치된 듯 색이 바랜 쓰레기와 담배꽁초가 버려져 있어 언제 화재가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인근 주민 조희연(26)씨는 “건물 사이 틈새는 매번 쓰레기랑 담배꽁초로 가득한 거 같다”며 “혹여나 담배불씨가 옮겨붙으면 불길이 금방 커지는 건 일도 아니다”고 불안해했다.

 

도내 상가 건물 사이 협소한 공간에 버려진 쓰레기와 담배꽁초가 발화성 물질과 한 데 뒤섞인 채 방치돼 있어 자칫 대형 화재로 번질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도심내 상가다중밀집 지역 특성상 건물 간 간격이 좁아 그 사이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옆 건물로 불길이 옮겨붙기 쉬워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 2016년~2020년 8월까지 5년간 상가건물 사이에서 발생한 화재는 114건이며 그 중 담배꽁초로 인한 화재는 88건으로 77.1%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불씨를 대형화재로 만드는 쓰레기와 같은 발화 요인를 없앨 수 있도록 시민들의 인식 개선을 위한 방안이 고려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좁은 상가 간 거리와 그 사이에 버려진 쓰레기와 담배꽁초들, 관리 안 되고 방치된 실외기 등은 불길을 키우기 제격”이라며 “그곳에 담배꽁초나 쓰레기를 무단으로 버리지 못하도록 홍보를 할 때 어떤 위험이 있는지 등을 함께 알릴 수 있도록 해서 시민들의 인식 전환을 끌어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경기도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매 계절 화재 예방 대책을 세울 때 담배 불씨로 인한 화재와 관련한 대책도 항상 포함시켜 화재 예방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건물 사이 화재가 담배꽁초 등 부주의로 일어나는 것인 만큼 그에 대한 홍보를 계속해서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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