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지속가능한 지역에너지 안보 ‘경기 RE100비전’

image
최승철 에코루션연구소장

지난달 24일 오후 경기도는 시흥시 소재 한 기업에서 ‘경기 RE100비전 선포식’을 개최했다. 도지사는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중 30%’, ‘9GW 규모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 확충’, ‘에너지 기회소득 추진’, ‘공공기관 신재생에너지 100% 전환’ 등 4대 비전 발표를 통해 RE100 관련 4대 분야(공공, 기업, 도민, 미래모델 산업 RE100), 13개 과제를 약속했다.

 

RE100은 기업의 사용전력 100%를 재생에너지원으로 확보한다는 자발적 캠페인에서 시작됐다. 따라서 경기도가 발표한 ‘공공RE100(공공기관 RE100과 공유부지 RE100)’은 재생에너지원으로 관공(공공)용 전력을 확보하겠다는 의미다. 2022년 경기도 31개 시·군 관공용 전력사용량은 2천241.2GWh로 전년 대비 3% 증가했다. 고양, 수원, 성남, 안양, 용인, 화성, 안산, 파주 등 8개 지역 연평균 관공용 전력사용량은 153.9GWh였으며 나머지 23개 지역은 43.9GWh로 3배 이상의 지역 격차가 존재한다. 관공용 전력사용이 매년 3%씩 증가한다면 2026년까지 공공청사 RE100을 위해 매년 60MW 이상 총 1천900MW의 재생에너지 발전시설이 필요하다.

 

이는 2023년 4월 기준 경기도내 태양광발전소 1만518곳의 1천300MW보다 많은 규모다. 각종 개발압력이 난무하는 경기도 현실에 비춰 공공RE100은 매우 도전적인 과제다. 빠르게 전개되고 있는 기술혁신과 환경변화 속에서 정확한 목표치 설정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당장 할 수 있는 시도다. “지금 있는 자리에서, 가지고 있는 것으로, 할 수 있는 것을 하라”는 명언에 빗대 실천하기 가장 좋은 때는 ‘지금’이라고 지적한 노교수의 충고를 마음속에 새겨야 한다.

 

경기도가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공공자원을 활용해 위기에 직면한 지역산업의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계획은 탁월한 선택이다. 그러나 아직 기초지자체가 ‘어떤 방식으로’, ‘얼마만큼’, ‘언제까지’, ‘누구와’ 공공RE100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공공RE100은 자신이 사용하는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는 ‘책임론’에서 출발하는 것이 적합하다. 지역별 잠재량에 근거한 ‘지역할당’은 그동안 경험해온 갈등과 분쟁을 반복할 수 있다.

 

책임론에 기초한 공공RE100의 구체적 내용은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우선 경기도는 공공RE100에 대한 정책의지를 분명하게 밝히고 31개 시·군이 경쟁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 다음으로 지자체는 자신의 사회경제적, 지리적 환경을 고려해 전년도 전력사용량을 기준으로 임기 동안 연도별 재생에너지 보급 비율을 설정한다. 이 외에도 기초지자체는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계획’에 지역에너지 전환과 RE100을 포함해 지역에너지 자립과 에너지안보를 위한 계획을 포함시켜야 한다. 지역별 목표 설정은 1~2차 연도 각각 30%, 3차 연도 40%의 목표치를 스스로 정하도록 한다. 예를 들어 지난해 100GWh 이상 소비한 곳 가운데 수원은 2024년 160MW의 재생에너지 발전시설을 확보해야 한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경우 31개 지자체장이 참여하는 경기도 탄소중립협의체를 통해 지역 간 REC 거래를 제도화해 초과 달성한 지역으로부터 잉여분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한다.

 

공공RE100의 재원 확보와 추진 주체 설정은 다음과 같은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기초지자체가 공공RE100을 직접 수행하는 것은 재정 부담뿐만 아니라 제도적 한계가 있다. 공공RE100 추진은 협동조합뿐만 아니라 지역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기반 마련이 전제돼야 한다. 공공RE100 추진 주체는 재원 확보를 위한 주민 출자와 각종 기금(공공기금, RE100 수요 기업의 CSR기금 등)을 활용할 수 있는 대표성과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 또 추진 주체는 지역주민의 참여를 확대하고 지역의 재생에너지 산업생태계 확산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