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혁신·지속가능성의 미래, 사우디 네옴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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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완 한국외국어대 융합인재학부 교수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중동 산유국들은 서서히 여러 도전에 직면해야 했다. 석유 매장량 감소라는 자연적인 사실과 역내 갈등과 추락한 유가, 그리고 최근에는 전쟁과 환경 파괴까지 더해져 더는 가만히 앉자 기다릴 수 없는 결단의 시간이 도래한 것이다.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탈(脫)석유경제를 이끌어온 두바이를 비롯해 최근 ‘사우디 비전 2030’ 프로젝트를 내세운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까지 새로운 경제 구조 구축을 위한 시도가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석유 이후의 시대를 대비해야 하는 경제적인 이유와 더불어 환경 문제는 이미 모든 국가의 생존 문제가 됐다.

 

사우디에서 변화의 시도에 중심이 된 인물은 젊은 왕세자 무함마드 빈 살만이다. 2016년 사우디 국가 개혁 프로젝트 사우디 비전 2030을 발표한 빈 살만 왕세자는 2017년 세상이 깜짝 놀랄 만한 미래 도시 건설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서울시 면적의 44배에 달하는 미래형 신도시 네옴시티 메가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새로운 미래’라는 의미처럼 젊은 왕세자가 그린 미래도시 네옴은 이전에 본 적이 없는 획기적인 도시의 모습이었다. 자동차와 탄소 배출이 없으며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친환경 스마트 도시가 네옴의 청사진이다. 빈 살만 왕세자가 2022년 3월 중동의 유명 언론 알아라비야와의 인터뷰에서 말한 내용은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대한 그의 진취적이고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네옴 프로젝트는 세상 어딘가 있는 것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 그 누구도 하지 않았던 방식을 발전시키고 또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나가는 것입니다.”

 

혁신적인 메가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배경에는 젊고 개혁적인 성향의 빈 살만 왕세자의 리더십이 있다. 전통적인 사우디 왕정에서는 국왕이 왕실 사람들과 협의하고 결정하는 과정에서 국가적 사업을 실행하는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렸던 반면 네옴시티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는 빈 살만 왕세자는 신속하고 과감하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네옴시티 메가 프로젝트로는 현재까지 자급형 직선 도시 더라인(The Line), 해상 부유식 첨단 물류산업 도시 옥사곤(Oxagon), 친환경 산악 관광 스포츠 단지 트로제나(Trojena), 홍해 호화 리조트섬 신달라(Sindalah) 등 네 개의 개발 계획이 발표됐다. 너무나 공상과학적인 구상이라 실현 가능성에 의구심을 표명하는 전문가들과 일반인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네옴시티 홍보 영상에는 히잡을 쓰지 않고 일하는 여성, 풍력발전소, 태양광발전소, 첨단 연구 단지, 쾌적한 아파트, 레저를 즐기는 관광객, 파티 장면 등이 담겼고 해상 위로 놓은 다리로 이집트, 요르단 등 주변 아랍국들과 연결되는 ‘초국경 지대’를 선보였다. 사우디가 꿈꾸는 혁신과 지속가능성으로 여는 미래, 그 중심에 네옴시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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