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리에선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나폴리 리그 우승을 이끌어낸 주역 김민재에 대한 인기와 열광은 대단하다. 현지를 방문한 기자들에 의하면 만나는 나폴리 사람들마다 킴의 나라에서 왔냐고 묻고 그렇다고 답하면 열렬하게 환영하며 극진히 환대한다고 한다. 동양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에게 “킴! 킴! 킴!”을 연호하며 말을 걸어오기도 하고, 친절을 베풀어 김민재의 후광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했다.
케이팝, 영화 등 한류가 세계적 현상이 되면서 세계 속에서 한국의 위상을 실감하게 된다. 외국의 거리를 걷거나 상점을 방문했을 때 한국어로 인사하거나 응대하는 이들이 꽤 많아졌다. 한국 관광객이 많기도 하거니와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과 배우고자 하는 욕구가 커졌기 때문이다.
최근 부산 해운대를 다녀왔다. 놀랍게도 해운대에서 만난 80~90%가 외국인이었다. 그것도 몇 년 전 해운대에선 가끔 백인들이 보였을 뿐이었는데 백인, 흑인, 히잡을 쓴 중동인, 남미인, 여러 나라에서 온 동양인 등 다양한 인종이 섞여 있었다. 이들은 유창하게 영어를 구사하고 태도가 매우 차분하고 여유가 있어 보였으며 매너도 조용했다. 서울로 돌아오는 KTX 안에도 거의 대부분이 외국인이었다.
코로나로 인한 거리두기가 끝나자마자 외국인들이 몰려오는 것을 보니 코로나 시기에 한류의 열풍과 한국의 문화를 알고자 하는 선망이 어마어마하게 커져 있었던 것으로 보였다. 그리 오래전이 아니었을 때 “한국에 대해 무엇이 떠오르는가”라는 질문에 대부분의 외국인이 ‘삼성’과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한국’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지금은 전 세계 곳곳에서 대한민국의 대통령 이름은 몰라도 방탄소년단이나 영화 ‘기생충’은 안다. K문화의 대단한 승리다. 김구 선생은 백범일지에 실린 ‘나의 소원’에서 “부강한 나라보다 문화강국이 되고 싶다”고 했다. 나라를 잃은 암울한 현실 속에서도 멀리 앞날을 내다본 선생의 대단한 견식과 혜안이 아닐 수 없다.
외세의 침략과 전쟁, 가난으로 국민들의 DNA에 새겨진 피해 의식은 점차 옅어지고 문화강국의 자부심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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