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예단포항 멀쩡한 공영주차장 놔두고 ‘주차 뺑뺑이’ [현장, 그곳&]

캠핑족 장기 불법 주차에 폐쇄... 제2·3임시주차장도 운영 중단
주변 상인 “성수기 주차난 걱정”...중구 “대체 부지 마련 대책 고민”

18일 오전 인천 중구 예단포항 일대 임시 공영주차장에 폐쇄 및 출입금지 안내 현수막이 걸려있다. 박주연기자

 

“주차할 곳이 없어서 몇바퀴를 돌고 있습니다. 텅텅 빈 공영주차장이 있는데, 이게 무슨 고생인지 모르겠습니다.”

 

18일 오전 11시께 인천 중구 영종도 예단포항 앞 제1 임시 공영주차장. 입구에는 일렬로 세워둔 드럼통이 차량 통행을 막고 있었다. 입구 바로 옆에는 ‘주차장 폐쇄 및 출입금지’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고, 주차장 안에는 페트병, 비닐봉지 등 쓰레기만 나뒹굴뿐 텅 비어있는 모습이었다. 인근 제2·3 임시 공영주차장도 상황은 마찬가지. ‘주차장 출입구’라고 쓰인 입구는 도로용 플라스틱 바리게이트로 막혀있었다.

 

주차장이 막히면서 예단포항으로 들어가는 일대는 도로까지 주차차량이 점령해 혼잡한 모습이었다. 회센터로 들어가려는 차들은 다른 차량이 밖으로 나간 뒤에야 주차장 안으로 비집고 들어갈 수 있었다. 이 곳에서 만난 관광객 A씨는 “식당 앞 주차장은 이미 가득 차 있어서 주변 공영주차장을 찾았는데 이곳도 모두 막혀있어 주차할 곳이 없다”며 “몇바퀴를 돌다가 그냥 포기하고 다른 곳으로 가려한다”고 말했다.

 

18일 오후 인천 예단포항 회센터 일대 주차장이 가득 차있다. 박주연기자

 

인천 중구가 최근 예단포항 인근에 있던 3곳의 임시 공영주차장을 폐쇄하면서 관광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예단포항 앞 회센터에 입주한 20곳의 가게 상인들은 구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구는 지난 1일부터 임시 공영주차장을 폐쇄하고, 토지주인 인천도시공사(iH)와의 임대 계약을 해지했다. 구는 올해까지 400여만원을 들여 주차장 관련 시설을 모두 철거할 계획이다. 이 주차장에서 차박이나 텐트를 치는 등 불법 캠핑 행위가 잦다보니 아예 주차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앞서 구는 예단포항에 관광객이 늘어나자 지난 2021년 5월 9천만원을 투입해 일대 3필지 1만5천여㎡(4천500여평)에 3곳, 500면 규모의 임시 공영주차장을 조성했다.

 

민동현 노랑섬 횟집 사장(55)은 “이제 곧 관광객이 많이 찾는 성수기인데, 주차난 때문에 되돌아가는 관광객이 많을 것이 뻔해 (영업에)걱정이 크다”고 토로했다. 이어 “임시가 아닌 정식 공영주차장을 만들어주던, 아님 임시 주차장에 폐쇄회로(CC)TV를 달던 구가 대책을 세워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주차장에서 캠핑·차박 등을 하다 지난해에만 3명이 숨지는 등 사고가 잦아 어쩔 수 없이 임시 주차장 운영을 중단하는 것”이라면서도 “대체 부지 마련 등의 대책을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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