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폭탄발언으로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안은 더 커지고 있다. 교과서 외 내용은 출제하지 않고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과 EBS 연계 내용에서만 출제한다고 한다. 과연 킬러 문항 없이 최상위권의 변별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소수점까지 반올림해 촘촘하게 줄을 세워야 하는 현 수능에서 킬러 문항이 없다면 대학에서는 어떻게 우수한 학생을 선발할지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킬러 문항 대신 준킬러 문항이 변수가 될 것이고 실수 안 하기에 무게가 실리게 될 것이다.
국어의 경우 독서지문에서 고난도 지문이 많이 출제되는 편인데 과학, 기술, 인문사회, 경제 등 다양한 교과서 밖 지문들이 활용됐고 수학의 경우 4점짜리 킬러 문항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여러 개념과 공식을 활용해야 하는 고난도 문제들이 출제됐다. 이러한 킬러 문항 대신 상대적으로 덜 어려운 준킬러 문항으로 공정한 변별을 하겠다는 것인데 과연 어느 정도의 실효성이 있을지 다가오는 9월 모평에서 확인해야 할 것이다. 교육과정 밖의 고난도 배경지식을 요구하는 지문이나 과목융합형 문제를 배제한다는 교육당국의 발표는 과연 어디까지가 교육과정 안이고 밖인지, 그리고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과목융합형 문제였는지 의문을 낳게 한다. 학원가에서는 이런 혼란을 틈타 오히려 학원 마케팅이 성황이라고 하니 과연 사교육을 줄이겠다는 윤 대통령의 취지에 얼마나 부합할지 지켜봐야겠다.
절대평가로 전환된 후 영어과목의 중요도가 다시 올라 갈 것으로 보인다. 영어 1등급은 매우 쉬운 것으로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절대 그렇지 않다. 90점 이상만 나오면 1등급이어서 상대적으로 덜 신경 쓰던 영어도 다시 집중해 열심히 해야 한다. 문제가 쉬워진다고 해서 모두가 성적이 오르지는 않는다는 점을 꼭 기억하기 바란다. 전 과목을 골고루 실수 없이 문제를 풀어내는 것. 그리고 고난도 문항보다는 중상위권 문항을 집중적으로 연습하고 기초를 탄탄하게 다지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가장 가능한 답이다. 6, 9월 모의고사는 수능의 출제 경향을 예측하고 자신의 위치를 전국 단위에서 파악해 보는 데 의의가 있다.
그런데 수능 전 가장 중요한 9월 모의고사의 출제 경향이 어떨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학생들은 답답하다. 사교육시장 과열과 불공정한 고난도 문항 배제가 교육 당국의 핵심 요지다 그러나 이러한 혼란을 주는 정책이 오히려 더 사교육 시장의 열기를 뜨겁게 하고 학부모의 불안심리를 이용할 수도 있으며 수험생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수능이 150여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대입정책 발표를 한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깝다.
또 문제가 쉬워지면 ‘해 볼만 한데’라는 생각이 들어 반수생이나 n수생도 더욱 늘어갈 것으로 보인다. 6월 모의고사에 응시하지 않은 숨어 있는 반수생들이 여름방학이 지나고 9월 모의고사에 응시하는 경우가 많은데 킬러 문항 없는 수능에 다시 한번 도전하려는 반수생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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