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평균보다 20%P 높지만... 연평균 영업이익은 30% 낮아 인건비·원자재값·금리 상승 탓 “고부가화 위한 지원방안 검토”
“기술 개발로 제조업의 한계를 뛰어넘고 싶지만….”
인천 남동구에 있는 가구 제조 벤처기업 대표 A씨는 코로나19 유행이 시작한 이후 3년째 극심한 경영 악화를 겪고 있다. 지난 2020년부터 원목 등 원자재 가격은 물론 인건비,은행 금리까지 치솟았지만 제품 가격은 제자리다 보니 사실상 이익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A씨는 “벤처기업이지만 제조업이란 특성상 원자재 가격에 큰 영향을 받다 보니 지속적인 기술 개발이 이뤄지지 않으면 어려워 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고부가가치화를 위해 여러차례 기술 개발을 시도했지만, 많은 자금이 필요해서 결국 포기했다”며 “지금은 막연히 버티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서구에 있는 복층 유리 생산 벤처기업 대표 B씨의 상황도 마찬가지. 지난 2021년부터 복층 유리를 제작하는 데 필요한 실리콘, 판 유리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영업이익이 악화했다. B씨는 “지금도 원자재 가격이 코로나19 전보다 높아 회사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자금이 부족해 정부 지원 등이 없으면 기술 개발에 엄두도 내지 못한다”고 말했다.
인천지역 벤처기업 중 70% 이상을 차지하는 제조업체들이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욱이 이들 제조 벤처기업들이 자금 사정으로 기술 개발에 나서지 못하면서 수익을 내지 못하는 경영난이 악순환하고 있다. 지역 안팎에선 고부가가치화를 위해 기술개발 지원 확대를 통한 벤처기업 육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16일 인천시가 인천지역 벤처기업 현황 및 실태를 조사한 결과, 전체 벤처기업 1천648곳 중 제조업 업체는 1천278곳(77.5%)에 이른다. 이는 전국 평균인 58.8% 보다 20%p 높은 수치다. 반면 인천 벤처기업 중 고부가가치 업종에 해당하는 정보처리 프로그램(SW) 관련 기업 수는 162곳(9.8%)에 그친다. 전국 평균(21.9%)의 절반 수준이다.
이 때문에 인천 벤처기업의 연평균 영업이익은 전국 평균보다 30% 낮다. 인천 벤처기업의 지난 2021년 영업이익은 1억8천만원으로 전국 평균 2억6천300만원의 68.4% 수준이다. 시는 인천 벤처기업이 제조업에 몰려있다 보니, 2020년 이후 원자재 가격 상승에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시가 제조 벤처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기술개발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예산 부족 등으로 1년에 최대 13곳만 지원하고 있다. 여기에 정보처리 SW 관련 벤처기업으로의 전환 및 육성 정책은 아예 없다.
양준호 인천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과거 산업단지 기반의 제조업 위주였다가 뒤늦게 구조고도화를 추진하는 것처럼, 벤처기업도 고부가가치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부문에서 기술 개발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시 관계자는 “지역 벤처기업 중 제조 분야를 고부가가치화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더 많은 제조 벤처기업을 고부가가치화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