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백령~인천 새 여객선 설계... 주민의견 적극 반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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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곤 전 옹진군의원

백령·대청·소청도를 오갈 새로운 여객선 운항 계획의 첫 단추가 끼워졌다. 수년의 세월을 의미 없이 허비하며 주민들의 기억 속에 지워져 갈 즈음 그나마 막차처럼 보이는 신청자가 나타나 옹진군민 세금으로 20년간 적자 보전을 약속하며 새로운 배를 건조하게 된 것이다.

 

옹진군은 지난달 인천~백령도 대형 여객선 도입 사업 관련 제안서 평가위원회를 열어 고려고속훼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로써 수개월째 끊긴 해당 항로가 이르면 2025년 개설될 것으로 백령주민들은 기대한다.

 

인천∼백령 항로 평가위원회는 고려고속훼리㈜ 등 선사 두 곳에서 제출한 제안서를 대상으로 선박 확보, 운항, 인력 투입, 안전관리계획 등을 평가했는데 고려고속훼리㈜가 자금 조달 방안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옹진군은 2020년부터 인천∼백령 항로 운영 선사에 10년간 지원금을 지급하겠다는 조건으로 선사를 모집했지만 참여 선사가 없어 수차례 무산됐다.

 

이 때문에 그동안 서해5도 주민들은 큰 불편을 겪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지방자치단체의 안일한 대처로 1만명 이상 섬 거주자들의 불편함은 몇 년 동안 이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수년간 큰 배 없는 불편을 서해5도 주민들은 감수해야 한다. 이 시점에서 서해5도 주민의 입장에서 몇 가지 당부하고자 한다.

 

통계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연안여객 항로는 전국적으로 총 66개 업체에서 104개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정부보조금 지원 없이 운영되는 일반 항로는 77개, 수익성이 없어 정부보조금에 의존해 운영되는 보조 항로는 27개로 나타났다. 이들 항로를 이용하는 이용객은 꾸준히 증가하며 물적·인적 물류 흐름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국민 여가문화 향상과 친환경 해양치유산업 발달 등으로 섬관광 수요와 이용객은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바다엔 육지와는 다른 위험이 상존한다. 바람과 파도와 안개로 인한 선박의 침몰, 좌초, 화재·폭발, 충돌 등의 돌발 사고에 노출돼 있는 것이다. 특히 한번 사고가 터지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옹진군은 여객선 건조에 앞서 섬 주민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또 경청해 설계에 반영시켜야 한다. 연령별 의견 수렴, 직업군 의견 수렴, 해병대원들의 견해, 소소한 화물운반, 편의시설, 환자휴게실, 흡연자실 등 하나하나 눈높이에 맞는 놀라운 설계가 이뤄져야 한다. 안개를 이기는 항법장치 장착은 물론 파도를 잘 가를 수 있는 설계 또한 선진 제작 공법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 만족스럽진 않지만 그래도 우선현상대상자 선정만으로도 진일보했다는 점에서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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