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향민 모여 역사·문화 활동 활발...아파트 주민, 서로 협력 갈등 줄여 市, 예산 지원… 공동체 활성화 집중
공동체는 ‘나’와 ‘너’에서 벗어나 ‘우리’를 회복하면서 완전체를 이룬다. ‘우리’가 모두 하나라는 공동체 의식은 국가의 성장엔진으로 이어진다. 인천은 개항 및 접경·연안 도시라는 특성 탓에 과거 황해 등 이북 실향민은 물론 충청·호남지역에서 이주해온 시민들이 많았다. 이 때문에 인천만의 정체성이 약해 공동체 형성이 필요했다. ‘우리’를 만들기 위해 인천 곳곳에서 뛰는 이웃들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인천 강화 교동도에는 강화 토박이 어르신들과 황해도 실향민 어르신들이 모여 공동체를 꾸려가고 있다. 지난 2015년 주민과 실향민들의 마을 사랑방으로 시작한 ‘청춘부라보’는 이젠 문화예술인까지 함께 활동하고 있다. 이북접경 음식문화와 함께 강화의 역사·문화·자연·평화를 주제로 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문화기록으로 남기고 있다. 손윤경 청춘부라보 대표는 “서로 도와서 함께 존재하는 공동체, 나눔을 실천하는 공동체를 꿈꾸며 주민과 실향민들이 공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1세대 피난민의 역사, 그리고 이를 후대에 전하고자 하는 공동체로 2세대까지 전파가 이뤄지고 있다”며 “강화지역이 가진 자산을 많이 찾아내서 발전시키며 지속적인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웃간 단절이 이뤄지긴 쉬운 아파트 단지에도 주민들 스스로 공동체를 꾸리기도 한다. 서구의 라인반상회는 이웃간 소통으로 주민들의 갈등을 줄여 공동체 회복에 나서고 있다. 라인반상회는 특히 아파트 단지를 벗어나 마을로, 아파트 주민을 벗어나 이웃과 함께하며 끊임없이 확장하고 있다. 이젠 주변 학교는 물론 병원과 봉사단체, 복지관, 각종 센터까지 마을 공동체로 뭉치고 있다. 이인희 라인반상회 대표는 “아파트 라인을 중심으로 한 이웃 교류로 시작했다”며 “이젠 이웃과의 관계를 통해 살고 싶은 아파트를 만들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다문화 시대를 맞아 결혼이주여성과 인천의 여성시민들이 함께하는 공동체도 있다. 2015년 부평지역 결혼이주여성을 중심으로 한 다울빛이주여성 연합회는 한글 공부로 시작해 지금은 캘리그라피 작품을 만들어 전시회까지 열고 있다. 어느덧 활동하는 회원수는 600여명에 이른다. 5단계로 나뉜 한국어 배우기는 물론 한국어 발음 교정교실, 밸리댄스 및 요가, 엄마 맛내기 요리 프로그램 등을 하고 있다. 김은미 대표는 “인천에서 결혼이주여성이 부평에 가장 많아 자연스레 이 같은 모임을 통해 공동체를 꾸리고 있다”며 “캘리그라피를 통해 이들이 한글도 배우고, 자신의 감정과 느낌을 표현하며 자존감과 성취감을 높여 자연스레 인천시민, 또 부평주민으로 자리잡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지역 곳곳에서 마을공동체 형성이 본격화하고 있다.
30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13년부터 10개 군·구와 함께 마을공동체 형성에 나서고 있다. 현재까지 문화·교육·환경·공동주택·돌봄 등 5개 분야에 모두 673개의 공동체가 꾸려져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강화군 28개, 옹진군 4개, 중구 24개, 동구 29개, 미추홀구 99개, 연수구 89개, 남동구 75개, 부평구 112개, 계양구 92개, 서구 121개 등이다.
특히 시는 민선 6기 시절인 2016년부터 이들 마을공동체에 대한 지원의 물꼬를 트기도 했다. 현재는 ‘인천시 마을공동체 만들기 지원센터’를 통한 예산 지원으로 더 확산시키는 것은 물론, 활성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민혁기 센터 정책팀장은 “올해로 마을공동체 정책 10년, 2025년이면 2기 기본정책도 마무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시와 10개 군·구의 역할을 바로 잡고, 시민참여를 기반으로 사업부서와 연계하는 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마을공동체는 인천시민의 정체성을 바로잡는 것은 물론 기후위기, 고립, 지역소멸, 1인가구 등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주체”라고 말했다. 이어 “나와 함께 이웃이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마을공동체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3기 기본정책 등에서는 주민자치와 민관협력을 연계, 공적영역을 확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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