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자녀 교육의 유레카를 찾아라

image
김기연 청렴강사·前 평택교육지원청 교육장

우리나라의 교육 문제는 복잡계 이론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고르디우스의 매듭’처럼 얽히고설켜 있다. 이렇다 보니 학부모는 사교육비에 휘청이고, 학생들은 중도 퇴학과 학습 의욕 상실 등 부작용이 만만치 않으며, 교사들의 어려움은 서이초 교사 사례가 현장의 분위기다.

 

기업은 인재가 없어 난리고 청년들의 실업 문제는 이미 사회 문제화된 지 오래다. 특히 이공계 인력의 미스매치는 의대 광풍에서 보는 바와 같다. 사교육(학원)은 통계 수치를 들을 필요조차 없이 진부하다. 공교육은 생존의 더듬이가 발달된 사교육의 촉수에 비교우위를 잃은 지 오래다.

 

사교육과 공교육의 단순 비교는 불합리성이 있지만 공교육은 교육의 이상(理想)으로 먼 미래고, 사교육은 눈앞의 현실이기에 피부에 와 닿는다. 그렇다면 자녀 교육을 어떻게 해야 그들이 행복하고 더 나아가 국가경쟁력으로까지 이어질까. 가정에서부터 행복해야 가족 모두 행복해질 수 있다. 그래서 프랑스 속담에 ‘가정은 국가의 심장’이라 하지 않았는가.

 

윤대현 서울대 교수의 ‘자녀들의 학업 성취와 유전적 요인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유전적 요인이 학업 성취에 70%의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따라서 우리는 자녀의 각기 다른 유전적 특성을 인정하고, 그들의 장점을 파악해 칭찬과 격려를 통해 긍정적으로 계발(啓發)시켜줘야 한다. 그러나 유전적 특성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환경에 반응해 내재한 새로운 소질이 강하게 활성화될 수 있다. 그래서 자녀의 관심과 하고 싶은 공부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국내 직업 사전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업의 종류는 1만2천145개고, 파생 직업을 포함하면 1만6천442개다. 선진국은 2만~3만개로 직업과 기능이 계속해서 분화되고 있다. 여기에서 교육의 방향성을 모색해 유레카를 찾아야 한다. 요즘 TV에 조명되는 연예인, 스포츠 스타 및 유명 전문가들은 이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아인슈타인은 상대성이론을 설명하면서 “미녀와 함께하는 1시간은 1분 같고, 뜨거운 난로 위의 1분은 1시간 같다”고 말했다. 이는 소구력 있는 명언으로 인간(학생)의 심리와 정서를 잘 대변하고 있다. 맬컴 그래드웰은 저서 ‘아웃라이어’에서 에릭슨의 연구를 인용해 ‘1만시간의 법칙’을 제시했다.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하루에 3시간씩 10년 동안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인데, 필자는 40여년의 교육 경험을 바탕으로 이 이론은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리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김영훈 연세대 교수가 쓴 ‘노력의 배신’도 그러한 점을 지적한다.

 

이 책의 내용은 자녀의 수학적 유전성을 무시한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필자는 현직에서 부모의 오도된 교육열과 대리만족으로 자녀 교육에 실패한 사례를 부지기수로 봐왔다. 이유는 단순하다. 의대 광풍에서 보듯 조율되지 않은 악기처럼 부모의 바람은 현실적이지 않은 유니콘과 같다. 적어도 현 대학입시제도하에서는 그렇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