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지자체 比 학교 수 턱없이 적어... 미용·조리 등 직업 교육 다양성↓ 관련 정보 부족·학생 유출 악순환... 지역 특성에 맞는 체계 보완 필요
인구 107만의 용인지역에 특성화고교가 두 곳뿐이어서 교육의 다양성을 해친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특성화고교 및 특성화학급 등을 운영 중인 교육기관은 모두 109곳으로 용인지역 특성화고교는 덕영고교, 용인바이오고교 등 두 곳이다.
107만 인구가 거주하는 용인과 인구가 비슷한 수원이 여덟 곳, 고양이 다섯 곳 등인 데 반해 턱없이 부족한 수치로 인구가 용인보다 적은 지자체들 역시 성남(92만명) 일곱 곳, 안산(62만9천명) 여섯 곳, 평택(59만1천명) 일곱 곳, 안양(54만5천명) 여섯 곳 등으로 용인보다 나은 상황이다.
이처럼 지역 내 특성화고가 부족하다 보니 전문영역 직업교육 프로그램 다양성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고 미용이나 조리 등 원하는 분야가 있어도 이를 지역에서 선택할 수 없는 학생들은 어쩔 수 없이 일반계 고교로 진학한다.
중학교 때 특성화고에 관한 정보를 접하지 못한 채 고교 진학이 이뤄지는 경우도 많다. 지역 내 특성화고가 부족해 인근 수원과 성남 등지로 유출되거나, 관심 없는 일반계 고교로 진학하는 등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용인에서 중학교를 나와 수원의 한 마이스터고로 진학한 신정빈씨(가명·20대)는 “담임 교사와 상담할 당시 특성화고의 개념도 잘 몰랐고, 그저 인근 일반고에 진학해야 하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시와 도교육청, 용인교육지원청 등은 오는 2027년 개교를 목표로 반도체 분야 인재를 육성할 수 있는 특성화고 설립을 추진 중이지만 현재 특성화고 두 곳이 모두 처인구에 있고 새롭게 추진되는 반도체 특성화고 역시 처인구에 부지를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지역별 안배는 물론 지역 특성에 맞는 교육체계를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범 교육평론가(전 서울시교육청 정책보좌관)는 “용인은 급격한 도시화가 된 지역인 만큼 인근 수원 등지와는 차이가 있다. 기존의 실업계 고교가 없던 상황에서 해당 분야의 인프라를 늘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특성화고 신설은 물론 일반고 내 여러 유형의 직업교육 프로그램 개설 등 현실적인 개선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용인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용인이 현재 반도체클러스터 육성이라는 변화의 시기에 발맞춰 인재 양성 시스템에 변화를 줘야 할 필요가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학령인구가 줄어 매년 고교 충원율이 떨어지고 있기에 기존 학교들의 교육과정 개편과 학교 신설 중 어떤 방법이 적합한지 신중하게 검토해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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