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에 흐려진 ‘그날의 아픔’ [세월호 10년, 새겨진 그날]

추모관 있지만 행사 한 차례뿐
市 차원 사업 없고 시민 무관심
“세월호 관련 다양한 지원 검토”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앞둔 14일 인천 부평구 인천가족공원의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에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노란리본 장식이 걸려 있다. 조병석기자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앞둔 14일 인천 부평구 인천가족공원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에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노란 리본 장식이 걸려 있다. 조병석기자

 

“사회적 참사를 기억해야, 미래가 조금 더 안전해질텐데…. 의미 없이 잊혀지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14일 인천 부평구 인천가족공원에 자리잡은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 지난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로 숨진 304명 중 일반인 희생자 42명과 구조활동 중 숨진 잠수사 2명의 봉안함을 안치한 곳이다. 10주기를 앞두고 추모관 곳곳에 노란리본 장식과 바람개비 등이 걸려있지만, 길을 지나는 시민들은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이 곳에서 만난 전태호 세월호 일반인 유가족협의회 위원장은 “인천은 세월호가 출발한 곳이자 일반인 희생자의 추모관이 있는 곳”이라며 “그러나 10년이 지난 지금 추모관은 물론, 많은 시민의 기억에서 ‘그날’이 사라지고 있어 안타깝다”고 전했다.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은 ‘그날’의 아픈 기억을 가슴에 새기며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주춧돌 공간으로 지난 2016년 개관했다. 인천은 물론, 전국에서도 유일한 세월호 추모관이다. 하지만 해마다 단 1차례 추모 행사가 열릴 뿐, 단순 추모 공간인 탓에 존재 자체가 희미해지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도 참사 당시, 그리고 해마다 추모일에만 반짝 관심을 가질 뿐이다.

 

다행히 지난 2020년부터 4·16재단이 이 추모관을 맡아 운영하면서 시민사회 관계자 등 참여하는 위원회를 꾸려 다양한 사업을 마련하고 있지만, 아직 걸음마 단계에 그친다. 추모제는 추모문화제로 바뀌었고, 올해 추모 전시회나 노랑 바람개비 언덕을 만드는 행사를 했을 뿐이다. 아직 해양 안전에 대한 제도적 보완 등 세월호 참사의 교훈을 알리는 교육 과정이나, 미래 세대가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추가적인 사회 안전망 구축을 위한 논의 등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인천시 차원의 사업 등도 사실상 없다. 앞서 시는 지난 2022년 세월호 희생자 추모를 통한 인간 존엄과 안전사회를 위한 시민 의식을 높일 수 있도록 ‘인천시 4·16세월호참사 희생자 추모 및 안전사회를 위한 조례’를 제정했다.

 

하지만 시는 관련 시민의식증진사업 계획만 마련했을 뿐, 후속 사업은 펼치지 않고 있다. 이 조례 제3조는 시장이 4·16 세월호 참사 피해자 치유와 회복, 희생자의 추모와 안전의식에 대한 사업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정책 마련을 규정하고 있다.

 

박래군 4·16재단 상임이사는 “경기도는 거점이나 단체 연대 등이 공고한 반면, 인천은 구심점이 다소 부족해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이 1년에 한번 가서 추모하는 공간이 아니라 안전이나 세월호의 기억을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이를 통해 인천도 보다 안전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시가 자체적으로 세월호를 지칭해 지원하는 사업은 없다”며 “추모관이나 시민사회 등과 함께 세월호 관련 사업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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