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초고령사회

최호진 한양대구리병원 신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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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인 고령자 인구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이면 고령 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구분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 사회는 2000년(7.2%)과 2018년(14.3%) 각각 고령화사회, 고령사회에 진입했고 초고령사회 진입 시점은 2025년 전반기로 예상된다.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매우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초고령사회에 대비해 우리는 얼마나 준비돼 있는지 걱정스러운 부분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초고령사회에 대비해 챙겨 봐야 할 부분은 다음과 같다.

 

어르신들이 사회 구성원으로 함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사회시스템을 대대적으로 개편해야 한다. 어르신들은 젊은층에 비해 신체·인지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쪽에서는 어르신들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고자 하는 노력이 이뤄지고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어르신들을 사회 경제적 활동으로부터 배제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있다. 노인을 바라보는 태도는 정반대이지만 결과는 모두 어르신들의 사회 활동을 막는 방향으로 나온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이미 우리 사회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어르신들을 보호하거나 배제한다면 사회의 활력은 더욱 빠른 속도로 줄어들 것이다. 처음에는 다소 부담스럽더라도 어르신들을 보조하는 시스템에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고령층 운전의 경우도 위험만을 강조해 운전을 제한하는 것보다는 고령층 운전자를 도와줄 수 있는 시스템에 투자하는 고민이 필요하다. 의료 분야도 고령층에 대한 의료비 비중이 높지만 고령층의 의료 접근성을 더욱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질환에 의한 신체·인지능력 저하를 늦출 수 있다면 비용에 비해 더 큰 생산성 향상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급증하는 홀몸노인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전체 65세 이상 인구 중 독거 비율은 꾸준히 증가해 2022년 이미 20%를 넘어섰다. 의료기관 이용을 포함해 우리 사회의 시스템은 좁은 지역에 집중돼 있어 평소에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지만 이동에 제한이 생길 경우 큰 어려움을 겪는다. 홀몸어르신의 경우 신체 장애를 동반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며 이 경우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홀몸어르신들의 특성을 파악해 이들을 보조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절실하다. 의료 분야에 한정해 생각한다면 의료진이 직접 방문할 수 있는 재택 의료 분야에 대한 지원과 관심이 급선무라 할 수 있다.

 

모든 사람은 세월의 흐름에 따라 65세 이상의 고령 인구에 속할 수밖에 없다. 65세 이상의 어르신들을 위한 대책이 결국은 우리의 일이 된다는 것이다. 모든 국민이 고령화 대책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와 함께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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