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률 낮아 유효기간 경과분도 전체 폐기량의 96% 달하는데 道, 내년에도 100만회분 계획... 관련 예산 470억원이나 늘려 대책 시급… “다양한 방안 검토”
경기도내 폐기되는 코로나19 백신이 지난 2년간 120만개에 달하는데도, 내년에도 도가 100만회분에 달하는 관련 예산을 편성해 혈세 낭비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100% 국비로 편성된 백신비를 내년부터 도가 절반을 부담하면서 직접 백신을 구매하는 권한까지 생겼는데, 백신이 폐기되는 상황에도 예산 470억원을 늘린 것이다.
23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도의 ‘코로나19 예방접종 실시’ 예산은 올해 180억7천400만원에서 내년 654억6천500만원으로 470억원가량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는 올해까지는 국고로 코로나19 백신을 구입해 지방자치단체에 배분했지만, 내년부터는 각 지자체가 코로나19 백신을 자체적으로 구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백신 구입에 대한 비용은 질병관리청이 50% 지원한다.
다만 지자체에서 자체적으로 구입하는 만큼 백신의 수량은 각 지자체에서 수요에 맞게 설정할 수 있다. 도는 내년에 약 100만명이 접종할 수 있는 백신을 구매할 계획으로 확인됐다. 이는 올해 구매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실제 도에서는 코로나19 백신의 접종률이 낮아 매년 상당량의 백신이 폐기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질병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와 올해 2년간 사용하지 못하고 폐기된 코로나19 백신은 123만여회분에 달한다. 구체적으로는 지난해에 69만8천828회분, 올해(10월10일까지 기준) 53만1천882회분이 폐기됐다.
특히 유효기간이 지나 버려진 백신은 118만4천79회분으로 전체 폐기량의 약 96%에 달한다. 이는 1천400억원가량의 혈세가 낭비된 것으로, 백신 관리 체계의 개선과 효율적인 예산 집행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현장에서도 백신을 맞으려는 사람이 급격히 줄어들었다는 반응이 나온다. 도내 한 병원 관계자는 “2022년 이후 코로나 백신 접종자가 급격히 줄어들었다”며 “올해는 1년간 백신을 접종하는 건수가 1천건도 되지 않을 정도”라고 말했다.
또 한 보건소 관계자도 “백신을 맞으러 오는 사람이 크게 줄면서 남는 백신이 많은 것으로 확인된다”며 “결국 폐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결국 접종 수요가 급감하면서 백신 관리 체계의 허점이 드러나고 있는 만큼, 도에서 예산 효율화를 위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도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이 많이 폐기되고 있는 점에 대해 인지하고 있지만, 정부에서 백신을 한 번에 구입해 유통기한 문제로 폐기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내년부터는 기간별로 백신을 구매하는 방식 등 폐기량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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