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함께 멀리 가는 길

김진곤 한국자산관리공사 경기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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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달여간 진행된 사무실 리모델링 공사가 끝났다. 가끔 소음과 먼지로 불편했지만 그럴듯하게 바뀐 환경이 마음에 든다. 사무실 한편의 미활용 공간도 지역주민과 공유하는 회의실로 바꿨다. 이름도 직원 공모를 통해 ‘해아림(解我林)’이라 정했다. 자아를 이해하는 숲으로 다양한 세대, 업무와 쉼이 공존하며 일상을 돌아보는 공간이란 의미다.

 

회의실은 정부가 운영하는 공유누리 사이트에 등록해 회의나 스터디 모임 등이 필요한 지역주민에게 무상으로 공유 할 계획이다. “왜 회의실을 무상으로 공유하나요.”, “관리비만 나가고 손해 아닌가요.” 무상 공유 결정에 대한 주변의 반응이다. 하지만 ‘동반성장’이라는 더 큰 가치를 생각한다면 절대 손해 보는 결정은 아닌 것 같다.

 

고도화된 산업화는 극심한 경쟁과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가져왔다. 사회·경제적 불균형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이에 따라 외부 충격에 취약한 가계나 산업 등 사각지대 생태계는 점점 의지할 기반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같은 공공기관이 동반성장에 참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공공기관은 자금 지원, 기술 이전, 교육 프로그램 운영, 상생 협력 플랫폼 구축 등 동반성장에 공적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한쪽으로 쏠리는 편향적 성장이 아니라 다중적·다방면적 발전을 위해서다. 궁극적으로 공공기관의 참여는 민간 부문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닦고 지역사회 발전과 일자리 창출, 신뢰 기반의 생태계 형성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캠코도 2022년부터 동반성장 전담팀을 설치하고 회사의 업(業)과 연계한 동반성장 기반을 고도화했다.

 

또 경제적으로 어려운 소상공인, 자영업자에게는 채무조정을 통한 금융지원을, 중소기업에는 대출이자나 임대료 지원 및 판로 개척 지원, 건축 하도급업체에는 계약단가 조정과 안전한 대금결제 환경을 조성해 취약한 경제 주체들의 어려움을 덜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중지성성(衆志成城)’이란 말이 있다. 많은 사람이 뜻을 합하면 견고한 성을 쌓을 수 있다는 뜻이다. 최근 중동과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 미국의 대선 등으로 인한 다양한 대내외 사회·경제적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이를 극복하려면 여러 주체의 전방위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지금이야말로 공공기관, 기업, 지역사회가 서로 손을 맞잡고 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할 때다. 이로써 불확실한 시대에 흔들리지 않는 튼튼한 기반을 마련하고 모두가 지속가능한 번영을 누릴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동반성장, ‘함께 멀리 가는 길’을 열어갈 수 있을 것이다.

 

어느덧 2024년 갑진년(甲辰年) 한 해가 저물어 간다. 모두가 올해 초 계획하고 소망했던 일들이 잘 마무리되길 바라며 밝아오는 2025년에도 행운이 깃들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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