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희 플로리스트
우리가 애용하는 꽃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플라워 산업도 ‘지속가능성’이라는 전 세계적인 이슈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많은 사람이 꽃을 소비하면서도 그것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간과하곤 한다. 플라스틱 포장재나 먼 나라에서 수입한 꽃들이 환경에 미치는 탄소발자국은 결코 적지 않다.
플로리스트로서의 역할을 환경 보호와 결부해 생각한다. 플라워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다양하다. 우선 포장법을 친환경적으로 바꾸는 것이다. 요즘은 꽃 포장 때 종이 재질을 사용하는 경우가 늘긴 했지만 여전히 비닐류 사용이 많다. 플라스틱 포장재 역시 사용이 빈번한데 이 플라스틱 포장재를 줄이는 것 역시 중요하다.
꽃을 가꾸거나 판매하는 이들, 혹은 소비자들은 자연과 식물을 좋아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을 테다. 이를 가꾸거나 포장하는 방법 역시 자연과 식물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방안을 활용한다면 더더욱 의미가 있지 않을까.
지역에서 재배된 친환경 꽃을 선택하는 작은 노력만으로도 환경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플라워 업사이클링’은 남은 꽃을 버리지 않고 새로운 디자인으로 재탄생시키는 창의적인 방법이다. 시들어가는 꽃잎을 모아 천연 염료로 사용하거나 드라이플라워로 변환해 장식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 친환경적으로 재배된 공정 무역 꽃을 선택하는 것은 생산자의 삶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결혼식 장식 후 남은 꽃을 활용해 기념품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다. 버려질 뻔한 꽃을 재활용해 고객은 환경 보호에 동참할 수 있고 플로리스트 역시 꽃의 아름다움에 사회적 가치와 의미까지 더할 수 있어 큰 보람을 느꼈다. 지속가능한 플라워 산업은 소비자와 플로리스트가 함께 만들어 나갈 때 가능해질 것이다.
나아가 플라워 업사이클링은 예술의 경지로도 발전할 수 있다. 시든 꽃잎으로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거나 꽃을 말려 북마크 같은 실용적인 소품으로 만들어 보는 방법도 있다. 이러한 창작 활동은 환경 보호의 가치를 높임과 동시에 아름다운 결과물을 제공한다. 꽃을 활용한 친환경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지속가능한 우리 삶의 미래를 함께 꿈꿔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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