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된 인력 업무 가중 ‘악순환’... 한 명이 다수 업무 맡기도 ‘빈번’ 공군 “같은 일 반복 없도록 최선”
억울하게 삶 마감한 20대 장교 추적기 ④
고(故)유신형 중위의 사망 사건을 두고 군 내부에서는 ‘막무가내식 인사’가 문제의 근본 요인이라는 주장이 일고 있다.
전반적으로 군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조직 편제, 규모를 줄인 뒤 한정된 인력에 업무를 가중하는 악순환이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15일 공군 등에 따르면 공군 장교의 경우 기초군사 훈련 전 공군본부에서 특기를 부여받는다. 이후 특기 학교에 입교해 관련 교육을 받고, 시험 성적에 따라 자대에 배치돼 관련 보직을 부여받게 된다.
이 과정에서 군은 부대 구성과 세부 인력, 즉 편제에 맞춰 인력을 배치한다. 하지만 군 인력 자체가 점차 줄어들며 업무량은 동일하지만 편제만 줄어들고 과부하에 걸리는 악순환이 반복 중인 실정이다.
한 군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군에 들어오려 하는 인원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시대가 바뀌고 기술이 발전하며 새로운 업무가 생겨나고 있는데, 일할 사람은 부족해지는 것”이라며 “10명이 필요한 팀에 다섯명만 편성하는 셈으로, 한 명이 다수의 업무를 도맡는 경우도 빈번할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유 중위의 보직을 수행하기 위한 정보통신 보수 교육을 받은 공군의 수는 새 점차 줄어들고 있었다. 국방부의 '2024년 국방통계연보'를 통해 정보통신 보수교육을 받은 공군 현황을 보면 2014년 교육 수료 인원은 3천471명이었지만 2023년엔 2천685명으로 집계, 10년 사이 22.64% 줄어들었다.
특히 교육을 받은 해당 이는 동일 기간 신임 장교 과정인 초등 군사과정624명(708명→84명), 부사관 과정 63명(573명→510명), 병 과정 99명(2천190명→2천91명) 등 전 군 과정에서 감소하고 있다.
또 다른 공군 관계자도 “감시정찰 무인기 분야는 새로 생겼기 때문에 특히나 업무량과 인력 간 괴리가 심할 것”이라며 “원칙적으로는 장교, 부사관, 일반병 등을 일정 수에 맞춰 편제하지만, 사람 자체가 없기 때문에 이 원칙을 무시하기 일쑤”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유 중위의 경우 역시 현실에 맞지 않은 조직 편제로 과부하를 겪었고, 함께 일했던 인원도 비전문 인력이어서 실질적으로 업무량 경감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란 의혹이 일고 있다.
지난해 5월 기준 유 중위 소속 팀원은 장교 5명, 부사관 5명, 군무원 4명, 병사 1명 등 15명으로, 이 중 실질적으로 시스템 개발 능력을 가지고 있었던 팀원은 절반 수준인 7명(장교 2명, 부사관 3명, 군무원 1명, 병사 1명)에 불과했다.
또 유 중위와 당시 함께 일했던 군무원과 일반병은 개발 업무를 담당하기보단 보조 업무를 수행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소령은 사실상 유일한 실무자였던 유 중위에게 개발 업무를 비롯해 ▲모든 비행단의 드론 비행 횟수 파악 ▲폐기됐던 카카오톡 기반 시스템 추진 병행 ▲예산 관련 업무 등을 모두 지시한 셈이다.
공군 관계자는 “유 중위의 경우 정보통신장교 초급과정에 입과, 7주간의 교육을 받으며 소속 팀의 다른 인원들도 관련 전문 교육을 받았다”며 “또 군 내부에서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업무를 조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유 중위 관련된 사건은 수사 중이어서 자세한 확인은 어렵다”며 “다만 수사와 재판 결과가 나오는 대로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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