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아침] 한 사흘 흘린 눈물을 닦고

- 청송 김송배 시인을 보내고 -

 

고향 합천이 그리우면

하동 참게가리장 먹으로 가자던

걸음으로

산천이 초록으로 물들고

동네의 고샅길에는 눈물 젖은 붉은 장미꽃이

輓章 같이 주렁주렁

오월 초 엿새

흙에서 온 육신은 흙으로

영혼은 본향으로

온돌 아랫목 같은 깊은 마음 따뜻한 손을

어찌 단번에 놓고 가시고는

이제는 내 안에 오시어

여생을 함께

한 사흘 흘린 눈물이 화개천으로 청량하게 흐르는

지리산자락 하동 진목 *미강재 건넛산에

사철 짙푸른 한그루 *聽松으로

보고프면 서재에 가서

靑松을 마주 담소하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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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영 시인

 

경남 하동 출생.

시집 ‘침묵보다 더 낮은 목소리’, ‘조선 징소리’, ‘사랑’ 외 7권.

부산시인협회장, 한국자유문인협회장, 동명대 총장, 세종대 석좌교수 등 역임.

부산문학상, 한국시학상, 세종문화예술대상, 한국문예대상 외 다수 수상

*聽松 : 김송배 시인(1943~2025) 아호.

*未江齋 : 정순영 시인 서재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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