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거리 찾아… 인천 전문건설업체, 줄줄이 경기도 行

올해 35곳 중 23곳 경기로 떠나... 道와 건설공사계약금 5배 차이
4년만 첫 순유출… 고용 악영향
市 “하도급 참여 위한 협약 추진”

아파트 공사현장.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기사와 직접적 연관은 없음. 이미지투데이
아파트 공사현장.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기사와 직접적 연관은 없음. 이미지투데이

 

인천의 전문건설업체들이 일거리를 찾아 경기지역 등으로 줄줄이 떠나고 있다. 지역 안팎에서는 이 같은 전문건설업체의 타 지역 이전으로 인해 인천의 고용 감소 등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15일 대한전문건설협회의 전문건설업체 실태변동현황을 분석한 결과, 2025년 상반기 인천의 전문건설업체 35곳이 타 지역으로 이전한 데 반해, 인천으로 들어온 전문건설업체는 30곳에 그쳤다. 이 같은 인천 전문건설업체 순유출은 협회가 실태변동현황 자료를 수집한 2022년 이후 처음이다.

 

앞서 인천의 전문건설업체는 지난 2022년 13곳, 2023년 18곳, 지난해 17곳 등의 순유입을 기록하는 등 해마다 타 지역의 전문건설업체들이 이전해 왔다.

 

특히 올해 인천을 떠난 전문건설업체 35곳 중 23곳(65.7%)이 경기도로 이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충청북도(4곳)와 서울(3곳), 충청남도(2곳) 순이다. 업종별로는 지반 조성 등 토목업종과 도로 등의 포장업종, 조경식재, 시설물공사업 등이 대부분이다.

 

지역 건설업계에서는 이들 전문건설업체들이 인천에서 일거리가 줄자,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인천보다 공사현장이 많은 경기도로 떠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건설공사계약금액은 인천은 3조원, 경기가 15조원으로 5배 차이가 난다.

 

인천 서구의 A토목업체는 지난 1월 경기도 광명시로 이전했다. 해마다 최소 3~4건을 수주해야 회사를 유지할 수 있지만, 지난해부터 고작 1건 수주도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전 6개월만에 광명에서 잇따라 공사를 따내기도 했다.

 

또 미추홀구의 구조물해체 등을 하는 B업체는 최근 안양시로 옮겼다. 인천의 건설 경기가 워낙 좋지 않고 일감도 마땅치 않은 탓이다. B업체 대표는 “ 도시정비면허를 취득해 도시정비 일이 많은 안양으로 옮겼다”고 전했다.

 

대한전문건설협회 인천시회 관계자는 “경기가 인천보다 땅도 넓고 공사 현장도 많다 보니 일감을 찾아 이전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출 정도는 크지 않지만, 매년 인천으로 이전하는 업체가 많던 추세가 한번에 뒤바뀐 것”이라며 “인천의 건설업계 상황이 매우 나쁘다는 반증”이라고 덧붙였다.

 

지역 안팎에서는 이 같은 인천의 전문건설업체 이탈이 지역 고용률 악화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오태희 인천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지역 이탈이라는 의사결정을 내린 것은 인천의 장기 성장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는 전문건설업의 이탈은 지역 고용률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지자체 등의 하도급 참여 확대 등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와 관련 인천시 관계자는 “인천 전문건설업체의 하도급 참여 확대를 위해 오는 8월 LH(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가스공사 등과 업무협약을 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지속적으로 대우·현대건설 등 큰 규모의 건설사와 만남의 날을 주선, 전문건설업체의 협력업체 참여를 돕겠다”고 말했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