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 주가조작·공천 개입·건진법사 청탁 의혹 등 우선 조사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다. 지난 6월 12일 임명된 특검이 7월 2일 수사를 개시한 지 35일만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6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 있는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 포토라인에 선 뒤 16개 의혹에 대해 조사받을 예정이다.
특검은 김 여사를 일반 피의자와 동일하게 대우한다는 방침이다. 조사는 검찰에서 파견된 부장급 검사가 맡고 민 특검 등과의 사전 티타임은 없을 예정이다. 김 여사 측에서는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입회한다.
김 여사를 둘러싼 주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의 국정 개입 의혹 등이다. 이외에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국회의원 선거 개입 ▲공천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의혹도 포함됐다.
특검팀은 이날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명태균씨의 공천개입 의혹, 건진법사 청탁 의혹에 관한 조사부터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는 앞서 6월 21대 대선 전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과 서울고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팀의 출석 통보에는 각각 대선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모두 불응했다. 지난해 7월 20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비공개 방문 조사를 실시해 ‘황제 조사’ 논란이 불거졌는데, 결국 381일 만에 특검 수사를 받게 됐다.
김 여사는 2009~2012년 발생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돈을 대는 ‘전주(錢主)'로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지난 5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당시 김 여사의 계좌를 관리한 인물로 알려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구속됐다. 이 사건으로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대표도 지난 4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의 유죄 판결이 확정됐다.
김 여사는 2022년 재·보궐선거와 작년 국회의원 선거 등에서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한 혐의, 2022년 4~8월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통일교 측으로부터 교단 현안을 부정하게 청탁받은 혐의도 있다.
김 여사 측은 “경험한 것을 있는 그대로, 기억나는 대로 모두 진술할 것”이라며 “판단은 특검이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현직 대통령 부인이 수사기관에 피의자 신분으로 포토라인에 서는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앞서 2004년 5월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가 비자금 사건과 관련해 조사를 받았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는 박연차 게이트와 관련해 조사를 받았으나 모두 참고인 신분이었으며 비공개 조사로 진행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는 내곡동 사거 부지 의혹 관련 참고인 신분으로 서면 조사만 받았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