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포천 고속도로 공사 탓
양어장 집단폐사… 계곡물 말라
낚시터·음식점 등 손님들 급감
시공사 “소음 측정 등 문제없어”
구리~포천 간 고속도로 공사 중에 발생하는 소음과 먼지 등으로 의정부시 고산동, 산곡동 일대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공사 현장 인근 낚시터와 식당 등의 매출이 급감하는가 하면 양어장에서 물고기가 집단 폐사하는 일까지 빚어지면서 보상 문제를 둘러싼 시공사와 주민 간 갈등이 심화될 전망이다.
13일 의정부시 고산동, 산곡동 주민 등에 따르면 (주)대우건설과 (주)흥한건설, (주)정우개발 등은 오는 2017년 6월 준공을 목표로 지난 2012년 6월부터 산곡동과 민락동에 이르는 6.7㎞ 왕복 6차선 규모의 구리~포천 간 고속도로 4공구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곳에서는 대형 덤프트럭과 굴착기 등을 동원한 대규모 공사가 진행되고 있고 이 때문에 발생하는 소음과 비산먼지로 일대 60여 가구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고산동 주민 A씨(64)는 “소음과 먼지 때문에 문을 제대로 열지 못한다”며 “심할 때는 공사장에서 발생하는 떨림으로 집안 내부가 울릴 정도”라고 불평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공사현장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먼지로 양어장과 낚시터, 식당 등이 직접적인 영업 손실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고산동 양어장의 경우 공사가 본격화된 지난 3월 이후 사육 중이던 철갑상어 100여 마리 중 40여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또 낚시터 3곳과 인근 식당 등도 공사 현장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먼지로 고객 수가 급감하면서 대부분 매출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이에 양어장과 낚시터, 식당을 운영하는 주민들은 시공사 측에 대책 마련과 공사에 따른 피해 보상을 요구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낚시터 주인 B씨(43)는 “조용한 분위기에서 낚시를 즐기러 오는 고객이 대다수인데 공사장 소음이 심해지다 보니 손님이 아예 끊겨 버렸다”며 “특히 인터넷 낚시 동호회 사이트에 의정부지역 낚시터는 시끄러워 못 가겠다는 글이 올라오는 등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양어장 주인 C씨(66)도 “철갑상어가 집단 폐사를 한 것도 모자라 산에서 내려오는 계곡물마저 끊어져 버렸다”라며 “이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시공사 측은 물고기 폐사 등 직접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보상할 수 있지만, 그 외 영업손실 등에 대해서는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
(주)대우건설 관계자는 “주민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불가피한 부분이 있다”며 “소음 측정 결과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만큼 영업손실 부분까지 보상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의정부=박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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