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그들’만을 위한 통합이 아니다
[데스크 칼럼] ‘그들’만을 위한 통합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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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대한민국 체육계의 최대 ‘화두’(話頭)는 체육단체 통합이다. 1991년 국민생활체육회의 출범으로 분리됐던 전문체육과 생활체육이 25년 만에 대한체육회라는 하나의 단체로 통합되면서 중앙 경기단체는 물론, 광역 시ㆍ도와 기초 시ㆍ군ㆍ구 체육 단체까지 통합의 과정을 거치며 대한민국 체육계는 ‘통합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는 대한민국 체육을 선도하는 ‘체육웅도’ 답게 지난해 12월 29일 전국 시ㆍ도 가운데 세 번째이자 실질적으로는 가장 먼저 통합 체육회를 출범시켰다. 이를 계기로 시ㆍ군체육회와 생활체육회 간 통합, 전문 체육을 담당하는 경기단체와 생활체육 종목별 단체가 통합을 이어가고 있다.

경기도체육회는 자체적으로 시ㆍ군 체육회의 통합과 가맹경기단체의 통합을 오는 6월 30일까지 가능한 마치도록 권고하고 가이드라인을 지난 1월 배포했다. 이에 따라 도내 31개 시ㆍ군 가운데 26개 시ㆍ군이 통합체육회 출범을 완료했고, 경기단체는 33개 통합 대상 종목 가운데 7개 종목이 통합 창립총회를 마쳤을 뿐 나머지 26개 종목은 추진 중에 있거나, 일부 종목은 아직까지도 구체적인 통합 방식에 접근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ㆍ군 체육회와 생활체육회 간 통합이 속도를 내고 있는 것과 달리 경기단체 통합이 더딘 것은 전문체육과 생활체육 간 이해 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이다. 시ㆍ군 체육회의 경우 수장이 당연직인 시장ㆍ군수이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지원을 받는 생활체육회와의 통합은 순풍에 돛을 단 듯 순조로울 수 밖에 없다. 

이에 반해 같은 종목이면서도 20여년 간 상이한 길을 걸어온 경기단체는 서로의 이해득실을 놓고 조정과 합의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같은 표면적인 이유보다도 이면에 깔린 양 경기단체 구성원(임원)들의 태도가 더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서로 다른 단체에서 행사하던 작은 권력과 경제적인 이득 등 실리를 포기하지 않은 채 하나라도 더 챙기려는 ‘밥그릇 싸움’이 통합의 길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통합 지연 경기단체들의 유형은 대략 이렇다. 전문체육과 생활체육을 관장하는 양 단체의 핵심 임원들이 균형있는 임원구성을 거부한 채 자기들이 유리한 방향으로 통합을 이끌려 하는 데 따른 상대방의 반발이다. 또한 생계형 임원들이 통합 단체에서도 핵심 직책을 유지하려는 것과 그에 따른 상대 단체의 견제가 통합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경우도 상당수다. 

결국 통합을 이루지 못하는 경기단체들이 갈등과 반목 속에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주된 이유는 소수 임원들이 자신이 쥐고 있는 권력을 내려놓지 않으려는 ‘몽니’ 때문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체육 단체는 영리 단체가 아니다. 단체 구성원들과 체육발전을 위해 희생과 봉사를 필요로 하는 비영리 단체다.

전문체육을 담당하는 체육단체와 국민체육을 관장하는 생활체육 단체의 통합 배경은 유사한 중복 업무를 담당하는 기구를 일원화 함으로써 예산 절감과 비효율적인 측면을 개선하고, 이를 바탕으로 생활체육 저변 확대를 통해 엘리트 체육인을 육성하는 선진국형 선순환 체육구조로 전환하기 위함이다. 

이 같은 체육단체의 통합 배경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자신들의 영리만을 위해 ‘몽니’를 부리고 있는 일부 체육인들의 태도는 시대를 역행하고 있는 것이다. 진정한 체육인이라면 기득권을 내려놓고, 국민 건강과 체력 향상, 엘리트 후진 양성을 위한 통합의 길에 동참해야 한다. 또한 차제에 엘리트 체육과 마찬가지로 ‘그들만의 리그’에 익숙해진 생활체육인들의 패러다임 전환도 필요하다. 

동호인과 동호인 단체들을 세력화해 선출직 공직자들의 ‘표심’을 이용, 자신들이 추구하는 목적을 이루려는 그릇된 생각을 버려야 한다. 선출직 공직자들 역시 전문체육의 육성과 생활체육이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균형감 있는 재정 지원과 체육정책을 펼쳐야 한다. 그 시발점이 체육단체의 합리적인 통합인 것이다.

황선학 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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