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교통 르네상스, 안전속도 5030
[기고] 교통 르네상스, 안전속도 5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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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본 -박원석부장 사진
박원석부장

자동차를 운전할 때면 내비게이션을 이용해 최적 주행경로를 확인한다. 내비 첫 화면에 표시된 나의 운전점수가 상승한 경우에는 안전운전을 했다는 자부심이 들지만, 반대로 떨어진 경우 과속을 했는지, 급감속과 급가속이 있었는지 되돌아보곤 한다. 나의 운전습관을 점검하는 바로미터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지난 수십 년간 우리나라는 선진국 진입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수출 주도형 산업 개편과 성장주도의 경제정책이 그것이다. 도로교통 분야에서는 고속도로 건설 등 사회기반시설을 확충하고 차량흐름 개선을 통한 유통비용 절감을 위해 소통 중심의 교통정책을 꾸준히 추진해왔다.

그 결과 안전은 후순위로 밀려났으며 자동차의 지속적 증가와 맞물려 1991년도에 교통사고 사망자는 1만3천명대로 최고점에 이르게 된다. 그 이후 OECD 교통사망자 꼴찌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였고 18년이 경과한 작년도에는 3천300 명대로 감소하게 됐다.

올해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목표는 2천867명으로 마(魔)의 3천명 대를 넘어야하는 상황이다. 이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 왜냐하면 목표치가 이미 체감의 법칙이 작용하는 한계수치에 근접했고, 소통위주의 정책 자체에 치명적인 한계점을 내재하기 때문이다. 교통정책에서 새로운 발상 전환이 필요했고 이러한 산고(産苦) 끝에 탄생된 것이 안전속도 5030이다.

안전속도 5030이란 교통사고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도심부 구간의 속도를 하향시키는 정책이다. 도심부 내 기본 제한속도를 50km/h, 주택가와 보호구역 등은 30km로 조정하는 것이다. 교통의 중심을 자동차의 소통에서 사람 중심으로 전환한 것이며 중세시대 인본주의 부활인 교통분야에서의 르네상스 운동이라 할 수 있다.

도심부 속도하향 적용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자동차 이동시간과 기회비용이 증가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하지만 공단 경기북부본부에서 실시한 실증조사 결과에 따르면 의정부에서 동두천(포천)까지 구간에서 제한속도를 10km를 낮춘 통행시간 차이는 5분 미만이었고, 택시요금 차이는 333원 정도에 불과했다. 이는 신호와 교차로가 반복되는 도시부 도로 특성상 주행속도가 감소하더라도 통행시간과 택시요금 증가는 미미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자동차 주행속도와 인체 치명도와의 해외 조사결과에 따르면, 자동차와 보행자가 충돌시 시속 60km에서 50km로 낮출 경우 치사율은 44% 감소하고, 시속 30km로 낮출 경우에는 88%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심부에서 차량속도를 하향해야만 하는 당위성을 명확하게 제시하는 결과이다

내년 4월 17일 안전속도 5030 전면 시행을 앞두고 있다. 속도표지와 노면표시 설치 등 정책 시행을 위한 도로안전시설의 준비가 거의 마무리가 된 상태이다. 앞으로는 대국민 대상 안전속도 5030 시행 홍보를 강화하고, 도심부 진입을 알리는 교통안전시설표지 등 설치 확충을 통해 전면시행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안전속도 5030을 교통분야의 르네상스라 얘기했다. 르네상스는 인간의 재발견이며 인간존중이며 인본주의를 의미한다. 또한 운전은 운전자가 지닌 인격의 발로(發露)이다. 교통약자인 보행자의 안전과 생명을 우선하는 안전속도 5030의 적극적인 동참으로 당신의 고귀한 인격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박원석 한국교통안전공단 경기북부본부 안전관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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