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치 곤란 ‘아이스팩’ 가져오면 종량제봉투로 교환, 6개월 만에 64만t 수거 놀라운 성과
다세대·빌라 밀집 묵현리... ‘쓰레기 줄이기 마을’ 지정, 개인 용기 음식 포장 등 쓰레기 감량 운동 확산
새마을회‘무단투기 싹쓰리 데이’현장 방문
‘쓰레기 제로화’를 위한 남양주시의 적극적인 행정이 관내 시민ㆍ사회단체에 들불처럼 번지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시민들과 각 사회단체는 자발적으로 아이스팩을 수거하는가 하면, 환경정화활동 및 캠페인을 벌이며 쓰레기 제로화에 동참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가 늘어나 쓰레기가 폭증하고, 수도권 매립지마저 2025년 종료돼 각 지자체가 비상에 걸린 상황에서 지역사회에 펼쳐지는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
조광한 남양주시장은 “인간이 문명을 발전시키며 자연과 공존해왔으나, 이제는 공존이 불가능한 상태로 치닫고 있다”며 “기후변화는 기후위기가 됐고, 지금은 기후비상의 단계에 들어서 있다”고 강조한다.
이를 토대로 남양주시는 소중한 자연을 지키고자 ‘쓰레기 20% 감량’을 목표로 세우고, 시장이 직접 쓰레기혁신단 단장을 맡는 등 깨끗한 에코피아(Ecopia) 남양주를 위해 앞장서고 있다.
■아이스팩을 나이스팩으로!
아이스팩은 미세플라스틱 덩어리로 매립하면 썩는 데 500년이 걸리고 하천으로 흘러가면 어패류를 통해 인간의 몸으로 되돌아와 심각한 면역체계 교란을 일으킨다. 사람들은 지금도 일주일에 신용카드 한 장 분량, 약 5g의 미세플라스틱을 먹고 있다고 한다. 사용량도 폭증해 지난해 3억 2천만 개가 사용된 것으로 추산되고 올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남양주시는 이러한 아이스팩의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더 늦기 전에’라는 슬로건으로 지난해 9월부터 아이스팩 수거 사업을 펼치고 있다. 아이스팩을 모아오면 종량제봉투로 교환해주는 사업이다. 환경을 오염시키고 재활용도 안 되는 처치곤란이던 아이스팩으로 종량제봉투를 받으니 아이스팩이 ‘나이스팩’이 됐다.
시민들의 폭발적인 반응에 힘입어 이 사업은 6개월 만에 64만t이 수거되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남양주시는 수거된 아이스팩을 세척 소독해서 최대한 재사용하고, 오염과 파손으로 재사용할 수 없는 것들은 내용물인 미세플라스틱을 분리해 건조시켜 부피를 90% 이상 축소시켜 폐기한다.
조 시장은 환경부에 아이스팩의 재사용을 늘리기 위한 규격화 등을 정책 제안했고, 대도시 협의회에서도 제안해 만장일치로 채택되기도 했다.
■북극곰을 살리자! 북극곰 마을 시범 운영
조광한 시장은 인류의 마지막 문제는 ‘쓰레기 문제’라고 강조한다. 남양주도 쓰레기 불법투기, 재활용품 미분리 등의 문제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특히 아파트 등의 공동주택보다 단독주택이나 자연부락의 쓰레기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남양주시는 다세대와 빌라가 많이 밀집해 있는 화도읍 묵현리를 ‘쓰레기 줄이기 시범마을’로 지정하고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환경을 살리고 북극곰을 살리자는 의미로 마을 이름도 ‘북극곰 마을’로 명명했다.
우선, 종량제 봉투를 지정된 그린존에 버리고 친환경 전기차가 수시로 수거해 골목길에 쓰레기가 쌓이지 않도록 했다. 에코피아 센터를 설치해 재활용품을 가져오면 양에 따라 지역화폐로 지급해 재활용품을 종량제 봉투에 섞어서 버리는 것을 최대한 방지하고 재활용률을 높인다.
조 시장은 올해 시무식을 쓰레기 혁신단 발대식으로 대신하며 단장을 직접 맡았고, 북극곰 마을의 성과와 보완점을 검토해 시 전체로 확대할 계획이다.
■줍고 뛰고! 시민참여 플로깅 활성화
플로깅이란 스웨덴어 ‘플로카 우프(Plocka Upp, 이삭을 줍다)’와 영어 ‘조깅(Jogging)’의 합성어로, 천천히 달리면서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뜻한다. 우리말로 ‘줍고 뛰고’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쓰레기를 줍는 동작이 스쿼트나 런지 자세와 비슷해 일반 조깅에 비해 칼로리 소모가 크며, 더불어 환경을 깨끗하게 하는 자발적인 친환경 운동이다. 최근 남양주시가 플로깅 활성화를 위해 시민 플로깅단을 모집하고 인센티브를 주며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시민들은 동네마실 플로깅과 하천변 플로깅 두 가지로 참여할 수 있다. 동네마실 플로깅단은 남양주시 100가정을 선착순으로 모집하고 매달 1회 이상 자유롭게 걷거나 달리면서 쓰레기 줍기 활동 후 SNS에 인증을 하면 봉사활동 시간으로 인정하고 우수참여자를 시상한다.
하천변 플로깅은 지역별로 매달 넷째주 수요일 50명을 모집해서 하천을 따라 걸으며 쓰레기를 줍는다. 30명은 지역 카페, 걷기 모임 등과 연계해 미리 모집하고, 20명은 플로깅하는 당일 하천변에서 현장에서 모집한다. 쓰레기 수거량에 따라 시상도 하고 기념품도 증정한다. 플로깅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따라서 쓰레기를 줍는 사람도 많아질 것으로 보여 더욱 깨끗하고 건강한 남양주가 되리라고 기대한다.
■무단 투기범 ‘꼼짝마’ 에코폴리스 상시 단속… 쓰레기 이해 교육도 실시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수적이고 많은 시민이 동참하고 있지만, 아직도 무단투기를 하거나 재활용품을 제대로 분리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이 현실이다. 남양주시는 쓰레기 줄이기와 깨끗한 환경을 위해 쓰레기를 무단투기하거나 종량제 봉투에 재활용품과 음식물 쓰레기를 섞어버리며 양심까지 버리는 사람들을 단속하고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법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름하여 에코폴리스를 읍면동별로 1,2개소 총 20개를 설치하고 공공근로 인력을 배치해 쓰레기 정돈, 파봉 및 과태료 신고, 주민 계도 등을 실시할 방침이다. 특히 유동인구가 많아 야간에 무단투기가 잦은 지역을 중심으로 관리의 실효성이 높은 지역에 배치한다.
다산동 정약용도서관 3층에 있는 회의실에선 에코해설사가 시민들을 상대로 환경교육을 실시하는 ‘에코피아라운지’를 운영한다. 에코피아라운지는 ‘체험형 환경교육장’으로 운영되는데 기후위기의 절박함과 환경보호의 필요성, 쓰레기 줄이는 방법과 재활용품 분리배출 방법 등을 상세히 알려주고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자녀와 함께 환경교육을 받으려는 학부모들과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은 시민들의 참여가 이어져 성황을 이루고 있고, 특히 미래세대에게 환경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소중한 교육의 장이 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노쓰 챌린지 시민사회서 ‘붐업’ ... 읍면동선 ‘싹스리 데이’로 환경 대청소도
쓰레기 발생 자체를 줄이기 위해 시작된 환경실천 릴레이 운동인 ‘No 쓰레기, Yes 남양주’가 시민사회에 퍼지며 붐업 조성에 한 몫 하고 있다. 텀블러 사용하기, 반찬 남기지 않기, 개인 용기로 음식 포장하기 등 쓰레기 감량 활동을 실시하고 개인 SNS에 공유하거나 카톡 프로필 사진을 바꾼 후, 후발 주자 3명을 지목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온라인 캠페인이다.
시민 모두가 즐겁게 캠페인에 동참해 일상생활에서 쓰레기 감량을 실천하도록 의식개혁을 하는 운동으로, 더 많은 시민과 함께하기 위해 오는 31일까지 남양주시 공식 블로그를 통해 ‘노쓰 챌린지 참여 인증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엔 조광한 시장과 이철영 시의회의장을 비롯해 주민참여위원회 등 시 산하 기관ㆍ단체와 시민들에게 까지 퍼지며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아울러 시는 매월 둘째주 화요일을 ‘무단투기 싹쓰리데이’로 지정하고 전체 새마을회가 16개 읍면동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환경 대청소를 실시해 생활쓰레기 감량을 위한 시민 붐업 조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조광한 시장이 와부읍 월문천로 싹쓰리데이에 직접 참여했고, 시민의식 UP! 쓰레기 DOWN! 무단투기 ZERO!를 목표로 새마을지도자 총 250여명이 각 읍면동별로 무단투기 집중정화 구역을 정해 환경정화 활동을 펼쳤다.
새마을지도자와 부녀회는 쓰레기를 싹 쓸어버리고 시민붐업을 조성하는 싹쓰리데이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시민들과 함께 깨끗한 남양주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조광한 남양주시장은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공식 업무가 시작되기 전인 오전 8시30분에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 직접 찾아가 무단투기 지역 현장확인 및 무단투기 근절방안 논의, 쓰레기 줄이기 대책회의 등을 주재하고 있다.
조광한 시장은 “앞으로도 시민들과 생활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아이디어를 함께 공유하고, 실천의지를 다져나가겠다”면서 “교통ㆍ공간의 혁신은 시의 주도로 할 수 있지만, 환경혁신은 시민 협조와 참여 없이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남양주=하지은ㆍ김현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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