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시 다산동 주상복합단지 화재 당시 사이렌 오작동과 대피 안내방송 등 안전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상인들의 주장(본보 12일자 6면)이 나온 가운데 건물 관리자인 건설사 측이 해당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14일 남양주시와 A건설사, 주상복합 입주민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발생한 주상복합단지 화재 관련 지자체와 A건설사, 입주민 등 3자간 간담회가 지난 12일 오후 6시부터 1시간 동안 다산동 한 모델하우스에서 진행됐다.
간담회에는 남양주시와 건설사 관계자, 불이 난 아파트 901동~904동 입주민, 상가 상인 등 170여명이 참석했다.
입주민들은 이 자리에서 “안내방송을 전혀 듣지 못했고, 자칫 큰 피해를 당할 뻔했다”며 미숙한 안전조치에 항의했다.
입주민 B씨(55)는 “안내방송이 나오지 않아 화재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오히려 지인으로부터 불이 크게 났는데 빨리 도망쳐 나와야 하는 게 아니냐고 연락해줘 뒤늦게 알게됐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에 건설사 측도 당시 안내방송을 하지 못했던 사실을 즉시 시인하고 입주민들에게 공식 사과했다.
건설사 측은 “상가와 아파트 두 곳의 관리사무소가 있고, 2층에 통합 관리사무실이 있다. 상가관리소에선 불이 났다는 얘기를 듣고 현장을 직접 점검하느라 (안내 방송을) 하지 못했다”며 “아파트관리소 역시 여기저기 확인전화를 하다 안내방송 시기를 놓쳤고, (하려 했을 때는) 이미 불이 관리사무소를 덮쳤던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감식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말씀드릴 수 있는 게 없다. 관리감독자로서 책임이 있고 입주민들께 죄송하다”며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입주자ㆍ상인들의 일상 복귀를 돕겠다”고 덧붙였다.
손연희 남양주시 시민안전관은 “입주자 및 상인 대표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관계부서는 물론, 건설사, 소방ㆍ경찰과 유기적으로 협조해 최대한 지원과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10일 남양주 다산동 주상복합건물에서 불이 나 아파트 입주민 등 41명이 연기를 마셨고 22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다.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주차된 차량 40대가 불에 탔고, 입점 상가 180여 곳 중 40곳이 전소되고 35곳이 반소되는 등 피해 규모만 최소 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남양주=하지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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