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요즘 젊은이들’의 대명사다. 어릴 때부터 온라인 쇼핑과 SNS에 익숙한 디지털 원주민(digital natives)이라고 한다. 이들의 소비생활은 어떤가? 지난 한해 1372 소비자상담센터의 빅데이터 분석자료를 보니, Z세대라 할 수 있는 20대의 소비자상담은 ‘헬스장ㆍ휘트니스센터-의류-이동전화서비스-항공여객운송서비스-스마트폰’의 순서로 많이 접수됐다. 건강과 외모에 가장 관심이 많고, 스마트폰 사용이 일상이며, 여행도 자주 간다는 반증이다.
최근 코로나19 보복소비 영향으로 고가 의류 유명브랜드는 매출이 급증했다. 그뿐만 아니라 중고거래 커뮤니티 플랫폼의 최대 고객도 Z세대이다. 또 다른 플랫폼 기업에서는 Z세대를 타깃으로 ‘Z세대 맞춤 쇼핑 슈퍼 앱’을 오픈했다. 이래저래 Z세대가 소비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그런데 Z세대가 소비자피해나 분쟁으로 상담을 신청하면 상담원들이 그다지 반갑지는 않은 모양이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보다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당돌함이 우선으로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요즘 젊은이들’을 검색했더니, 기원전 1천700년 전 수메르시대의 점토판부터 소크라테스, 데카르트, 한비자, 숙종 등 동서양 및 시대와 인물을 막론하고 걱정하고 훈계하는 기록이 많다. ‘철 좀 들어라’, ‘너무 나약하다’, ‘의지가 없다’, ‘버릇이 없다’, ‘쓸 줄만 안다’ 이런 내용이라고 한다.
실제로 우리 집 Z세대 딸 둘은 아무리 바빠도 건강과 외모를 위한 ‘필라테스’는 절대 양보하지 않는다.
새벽부터 백화점 명품매장에 줄을 선 젊은이들의 모습을 보고 끌탕하는 꼰대로서 수천년 전부터 내려온 전통처럼 Z세대에게 잔소리 좀 해야겠다.
헬스장ㆍ항공권ㆍ콘텐츠 등 계약은 신중하게 했으면 한다. 취소하기 어렵다. SNS의 인플루언서(influencer)나 중고거래 마켓에서 개인 간 거래하면 소비자로서 보호받을 수 없으니 조심해야 한다. 상품은 올바르게 선택하고, 소비자의 권리는 정당하게 행사해라. 더불어 환경을 생각하고 소비하라.
부탁도 있다. 온라인 쇼핑에 서툰 윗세대에게 친절하게 가르쳐줬으면 좋겠다. 자신 있고 당당한 건 좋지만, 배려하고 존중해 주면 더 좋겠다.
칭찬도 해야겠다. 취업이 가장 어려운 세대임에도 꿋꿋하게 버텨주고,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앞장 서준 건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앞으로 Z세대가 모든 세대를 이끄는 ‘똑똑한 소비’의 주류가 되길 기대하고 응원한다.
손철옥 녹색소비자연대 경기지부 대표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