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플러스] 분묘기지권자도 토지사용료 내야 한다
[법률플러스] 분묘기지권자도 토지사용료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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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본란에서 분묘기지권에 대해 간략히 살펴봤다. 이번 주에는 분묘기지권의 또 다른 쟁점인 지료에 관해 최근 선고된 대법원 판결을 간략히 소개한다. 분묘기지권이란 다른 사람의 토지에 설치된 분묘를 소유하기 위해 그 분묘의 기지(基地)에 해당하는 토지를 사용하는 권리를 말한다. 다른 사람의 승낙을 받아 그 토지에 분묘를 설치한 경우 분묘기지권이 성립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그런데 A가 B의 승낙 없이 B의 토지에 분묘를 설치한 경우에도 A가 향후 20년간 평온ㆍ공연하게 그 분묘의 기지를 점유하면 분묘기지권을 시효 취득한다는 것이 우리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이다. 다만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2001년 1월13일 이후에는 분묘의 시효취득이 불가능하다.

만일 A가 B의 승낙을 받지 않은 채 1980년 B의 토지에 조상의 분묘를 설치하고 현재까지 이를 평온ㆍ공연하게 점유하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위 대법원 판례가 판시하는 바에 따라 A는 2000년 분묘의 기지 부분 토지에 대해 지상권에 유사한 권리를 취득하는데, 이것이 바로 분묘기지권이다. 이처럼 A가 분묘기지권을 시효로 취득한 이상 B는 토지의 소유자임에도 불구하고 A에게 ‘내 땅에서 나가 줄 것(즉 분묘를 철거할 것)’을 요구할 수 없다. 만일 B가 토지를 C에게 매각한 경우에도 A의 분묘기지권은 소멸하지 않기 때문에, 아마도 토지의 매매대금은 하락하고 말 것이다. 이것이 바로 분묘기지권의 효력이다.

토지 소유자 B는 억울하다고 느꼈지만 달리 방법이 없다고 포기하고 있다가 지난 1일 A에게 지료(분묘 기지 부분의 사용료)를 청구했다. B는 ‘비록 분묘의 철거를 요구할 수는 없지만 A가 토지 사용료조차 지불하지 않은 채 다른 사람의 토지를 영구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부당하다’라고 주장한다. B의 주장은 타당한가?

그동안 이 쟁점에 관해 우리 대법원은 서로 상반되는 두 가지 판결을 내려 실무 일선에서 혼란이 초래됐다. 즉 대법원 1992년 6월26일 선고 92다13936 판결은 ‘분묘기지권을 시효로 취득하는 경우 분묘기지권이 성립함과 동시에 분묘기지권자의 지료 지급의무가 발생한다’라고 판단해 지료지급 의무를 인정함은 물론 그 범위를 대폭 확대했다. 반면 대법원 1995년 2월28일 선고 94다37912 판결은 정반대로 분묘기지권자는 지료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판시했다.

지난달 29일 대법원(2017다228007 전원합의체 판결)은 이 쟁점에 관해 여러 가지 근거를 들어 다음과 같이 최종 결론을 내렸다. ‘분묘기지권을 시효로 취득한 사람은 토지 소유자에게 지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만 토지 소유자가 토지 사용의 대가를 청구하면 그때부터 지료 지급의무가 발생한다’ 따라서 위 사안에서 토지 소유자 B는 지료의 지급을 청구한 지난 1일 이후 발생하는 지료만을 지급받을 수 있을 것이다.

김종훈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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