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면서] 가상세계에서 온 초대장
[아침을 열면서] 가상세계에서 온 초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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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5월은 조용했다. 학생들이 외치는 함성도, 한 번에 터져 나오는 웃음소리도, 함께 부르는 노랫소리도 모두 들을 수 없었다. 코로나19로 2년 연속 대학 캠퍼스의 5월은 단 하루의 축제도 없이 소리도 잃고 활기도 잃은 채 지났다.

그런데 그 조용한 5월 가운데 한 대학에서 새로운 형태의 학교 축제가 열려 화제가 됐다. 학교 캠퍼스를 그대로 옮긴 3차원 가상세계인 ‘메타버스(metaverse)’를 활용한 비대면 축제를 연 것이다. 화상에서 구현된 학교 캠퍼스를 따라 내 아바타가 킥보드도 타고 강의실 건물에도 들어가고 선후배 친구와 만나 채팅으로 이야기도 나눈다. 가상세계에서지만 갤러리, 방탈출, 다양한 e스포츠 대회를 즐기는 진짜 학교 축제였다. 학생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고 다른 학교 학생들은 부럽다고 반응했다.

메타버스는 가공,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와 세계, 우주를 의미하는 ‘유니버스’가 합해진 말로 현실과 유사하거나 완전히 다른 가상세계를 의미한다. 1980년대 초반에서 2000년대 초반생에 태어난 MZ세대가 가상세계에서 게임하고 친구를 만들고 공연을 즐기는 것 정도라고 메타버스를 과소평가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곳에서 일어나는 경제활동의 규모가 심상찮다고 느낀 기업들은 벌써 메타버스 사업에 뛰어들었다.

메타버스는 이용자의 자아가 투영된 아바타가 가상세계에서 하고 싶은 일들을 한다. ‘이상적 자아’인 내 아바타는 게임, 음악, 영상 등의 콘텐츠를 만들어 소개하거나 직접 유통할 수도 있다. 실제 백화점이 구현된 메타버스의 한 백화점 쇼룸에서 내 아바타가 옷을 입어보고 구매하면, 그 옷이 진짜 집으로 배달될 날도 곧 찾아올 것이다. 메타버스 건축가, 아바타 디자이너가 각광받을 것이 예견된다.

시시각각 새로운 산업과 새로운 직업이 일어난다. 현실이 아닌 가상세계가 또 하나의 세계관을 가지고 돌아간다. “‘90년대생’을 공부하던 기성세대가 이번엔 메타버스냐”며 푸념한다는 우스갯소리는 산업과 사람에 대한 현주소를 잘 보여준다. 다양한 분야에서 예측하기 어려운 변화가 찾아오고 있지만 머리 아파하기보다 편견을 갖지 말고 새로운 것을 즐겨 알고자 하는 마음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1990년대생을 이야기했던 게 엊그제인데 메타버스 캠퍼스 축제를 즐기는 대학생들은 2000년대생이다. 한 살씩 나이가 들수록 세월의 속도는 빨라지는 데 더불어 세상의 속도까지 함께 빨라지고 있는 것이 보인다. 펜데믹으로 확실히 가속한 면도 있다. 심리적으로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우리는 불안 속에서도 정신을 가다듬고 선택해야 한다. 눈을 감고 비명만 지를 것인가? 아니면 조금은 즐기며 나아갈 것인가?

전미옥 중부대학교 학생성장교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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