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군 성폭력과 조직문화
[천자춘추] 군 성폭력과 조직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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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부사관 이모 중사의 죽음으로 군대 내 성폭력과 이를 은폐하려 했던 공군의 대처에 많은 이들이 공분하고 있다. 한 언론 보도에 의하면 2014년 이후 군은 성범죄에 대한 무관용 처벌 원칙과 성인지 교육을 확대하고 있지만 지난 5년간 성범죄 사건이 4천936건이고 그 중 기소된 사건은 44%이며,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는 경우는 성범죄 재판의 10.2%에 그친다고 한다. 공식화된 사건만을 대상으로 하더라도 10건 중 9건의 가해자는 처벌을 받지 않았다.

또한 2019년 국방부 성폭력 실태조사에서도 성폭력 피해를 신고한 수는 32.7% 정도라고 하니 더 많은 성폭력 피해가 감춰지고 있다. 성폭력 피해와 군대 내 은폐시도를 철저히 조사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이며, 아울러 군대 내의 조직문화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조직문화는 특정 조직의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의식구조, 가치관, 태도 및 생활양식이자 구성원 누구에게나 당연한 것으로 수용된 관행ㆍ가치체계다.

네덜란드의 사회심리학자인 홉스테드는 사람들의 가치ㆍ신념ㆍ표현에 대해 이해하지 않고 사람들의 행동들을 조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한다. 그는 여러 국가에서 운영되는 다국적기업에 고용된 유사한 지위의 종업원을 비교해 국가 간 문화의 차이를 비교한 바 있으며, 같은 기업이지만 국가별 문화에 따라 문제 해결 및 협업의 방식 등이 다른 것을 밝혀냈다.

물론 홉스테드의 이론은 국가별 문화 비교에 유용하지만 하위문화라고 할 수 있는 조직문화도 군을 비롯한 행정조직의 관행과 행태 변화를 위해 중요하다. 조직문화 비교모형인 경쟁가치모형에서 조직문화는 각 조직내 효과적이라고 판단하는 기준에 따라 다르게 형성된다. 즉, 통제를 지향하는 조직은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것을 효과적이라고 여기기 때문에 기획과 성과 모든 면에서 권력 유지가 중요하다.

군대 성폭력을 예방하고 대응체계를 바로잡으려면 군의 조직문화를 함께 점검해야 한다. 처벌과 대응 매뉴얼 등 제도 개선도 필요하지만 군의 주요가치로 성평등을 통합하고, 성과기준에 반영해야 한다. 추구하는 기준이 달라질 때 조직의 리더십이 변화하고 문제 해결의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조직 내 의사결정과정에 여성의 참여를 확대함으로써 다양한 경험과 목소리가 통합되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임혜경 경기도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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