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더워서 텐트 안 온도가 37도를 넘어가요. 시원한 버스까지 지원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26일 오전 10시. 연일 이어지는 폭염 속 안양시 만안구 안양역 광장에 설치된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서 만난 간호사 A씨(29ㆍ여)는 벌겋게 상기된 얼굴로 이같이 말했다.
연일 코로나19 확진자가 1천명대를 넘어서고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연장 조치로 불안한 시민들은 이날도 검사소 앞에 수십m 긴 행렬을 이뤘다.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땡볕 아래 설치된 몽골 텐트에서 검체 채취 등을 하는 의료진은 하루종일 이어지는 시민들의 발걸음으로 한시도 쉴 틈이 없어 보였다.
검체 채취 인원은 A씨를 포함해 간호사 3명. 이들은 시간대별로 2명이 일하고 1명이 쉬는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얼음조끼를 껴입어도 쉴새 없이 흐르는 땀이 눈, 코, 입에도 흘러들어갈 만큼 열악한 환경 속에서 근무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안양시는 텐트 2동에 산업용 이동식 에어컨을 각 1대씩 제공해 의료진의 더위를 식혀주고 있다.
그러나 냉풍기는 근무자들이 써야 해 잠시 휴식을 취하는 의료진들은 작은 선풍기로 불볕더위를 버텨야 한다. 방호복에 마스크와 장갑, 페이스쉴드까지 갖춰입은 이들에게 선풍기는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 더욱이 검사소에서 쉴 곳이 없는 의료진들은 안양역사 내 쇼핑센터를 찾거나 근처 카페에서 땀을 식히곤 했다.
A씨는 “그간 의료진이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땅치가 않았다”면서 “경찰에서 버스를 제공해줘 시원하고 마음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앞서 경찰청은 질병관리청과 안양시 협의를 거쳐 지난 25일부터 안양역과 삼덕공원 임시선별검사소에 수소전기 경찰버스 각 1대씩 배치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안양 선별검사소에 휴식장소가 협소해 경찰기동대에서 사용하는 휴게버스를 지원하게 됐다”며 “폭염기간 계속해서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안양=한상근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