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영국을 대표하는 철학자이자, 정치학자인 토머스 홉스(1588~1679)는 그의 저서 ‘리바이어던(Leviathan)’에서 국가를 성서에 등장하는 괴물에 비유했다. 정부가 개인의 자유를 어디까지 침해할 수 있는지에 관해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며 주권과 통치의 균형을 강조했다.
첫 번째, ‘독재형 리바이어던’은 정부의 권한이 절대적 우위에서 통치행위가 이뤄짐으로써 개인의 자유가 심한 침해를 받게 된다. 예로 중국이나 북한 등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두 번째, ‘족쇄 찬 리바이어던’은 정부의 권한과 개인의 자유 중 어느 한 쪽으로 치우쳐 기울어지지 않도록 다양한 견제책을 만들어 균형을 만든다. 의회주의가 발달한 유럽의 정치구조를 이런 경우로 본다.
세 번째, ‘종이 리바이어던’은 국가의 역할인 치안, 경제, 문화, 안보 등 국민의 자유를 보호해주는 역할이 빈약해 시민들의 개인 활동이 오히려 보호받지 못하는 상태의 정부 운영상태를 말한다. 무정부 상태라고 보면 된다.
이 지점에서 MZ세대는 묻고 싶어한다. 과연 현재의 우리나라는 어떤 유형의 ‘리바이어던’에 속할까.
현재의 우리나라가 추구해가는 몇 가지 정책들을 살펴본다면 아마도 그 해답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첫째, ‘연기금관리공단’에서 수익을 목적으로 기업들에 투자된 연금을 보호하고자 기업경영에 직접 참여하는 ‘스튜어드 십 코드’로 많은 기업을 공영화하는 것. 또 정부가 LH(한국토지주택공사)를 통해 강제 매수한 토지나 주택을 공공성이라는 이름으로 개인들의 재산을 국유화하는 일들을 예로 들면서 ‘공유경제’, ‘공정경제’, ‘사회적 경제’라는 이름으로 국가의 규모가 커지는 형태의 통치행위는 어떤 ‘리바이어던’에 속하는 걸까.
둘째, 노동 시간의 긴박한 축소, 임금의 급격한 상승, 입퇴사에 대한 심각한 규제들이 초래한 경직된 노동환경으로 기업들의 고용부담을 가중시켜 결국 일자리 시장은 더욱더 냉각기를 보임으로써 청년들의 일자리를 축소하는 결과를 초래한 것은 또한 어떤가.
세 번째는 분배니 보편적 복지라는 것을 국민의 권리로 표현하면서 지출되는 막대한 재정투입으로 급격히 증가하는 국민의 조세부담은 과연 누구의 몫이 될 것인가이다.
물론 여전히 우리나라의 국민 조세부담은 OECD보다 2018년 기준 약 7%가 낮은 26.7%이지만, 조세 국민부담이 OECD 국가 평균인 0.8%인 것에 반해 우리나라의 국민 조세부담증가는 3.3%로 급격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가장 큰 증가세는 법인세와 재산세증가를 꼽을 수 있다. 보편적인 분배와 복지를 위해 선택한 것이 국민과 기업의 조세부담증가요인이라면 이것들로 나타나게 될 다양한 사회ㆍ경제적 문제에 대한 적절한 대안을 만들었는지 따져봐야 한다.
네 번째는 무엇보다 백년대계인 교육의 공공화는 어떨까. 정부가 자주 예로 들고 있는 독일이나 유럽들의 보편적이고 공고화된 교육제도를 과연 우리나라에 모범사례로 바로 적용 가능한 것인가. 그렇게 보편적 교육인 공교육 강화가 우리 청년들의 경쟁력을 상승시킬 수 있었을까. 2018년도 대학진학률은 74% 정도인데 2020년도 대졸자 취업률은 20%도 되지 않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교육 환경의 변화가 먼저인지, 아니면 고졸이든 중졸이든지 자신의 특성과 역량으로 평가되는 사회환경의 변화가 무엇인지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
MZ세대는 과연 어떤 정부 형태인 ‘리바이어던’을 원하는 걸까? 그리고 지금의 우리나라는 어떤 ‘리바이어던’인지를 이제 그들에게 한번 물어보자.
우재도 미래정책개발원 이사장ㆍ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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