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집앞에 짜장면집”… 초등생들 대권후보에 편지

남양주 상수원규제지역인 조안면 초등생들이 대권 후보들에게 짜장면 가게 설치 등을 호소하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 눈길을 끌고 있다.

13일 남양주시에 따르면 조안면 초등생 11명은 이날 여야 구분없이 대권 후보 21명에게 고사리손으로 꾹 눌러쓴 편지를 보냈다.

송촌초교 3학년 학생은 “우리 집 말고도 동네에서 다른 가게들이 모두 사라졌다”며 “집 앞에 짜장면집이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학생의 부모는 오랜 기간 음식점을 운영했으나 지난 2016년 단속으로 문을 닫았다.

조안초교 4학년 학생은 “부모님이 멀리 있는 병원에 갈 때 마음이 아프다”며 “동네에 작은 병원이라고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해당 지역은 1975년 7월 수도권 시민 2천500만명에게 깨끗한 식수를 공급한다는 이유로 한강 상류인 북한강과 접한 광주, 양평, 하남 등 3개 시·군과 함께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이 때문에 건축물이나 공작물 설치가 1975년 멈췄다. 음식점과 펜션 운영 등도 불가능하고 어업에도 종사할 수 없으며,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주스나 아이스크림 등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행위조차 허용되지 않는다.

앞서 주민들은 지난해 10월 “상수원 규제가 헌법상 권리인 평등권, 직업선택의 자유, 재산권 등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 현재 심사 중이다.

이들 초등생의 한 아버지는 “대권 후보들이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남양주=하지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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