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평·미추홀구 공무원들 “직장 내 괴롭힘 당했다”

인천지역 일부 기초자치단체의 공무원들이 직장 내 괴롭힘과 갑질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부평구와 미추홀구 등에 따르면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부평구지부가 최근 부평구 공무원 258명을 대상으로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설문조사를 한 결과, 직접 괴롭힘 피해를 겪거나 보고들은 일이 있다는 응답이 52%에 달했다. ‘최근 직장 내 괴롭힘을 겪거나 보고들은 경험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직접 피해를 겪은 적이 있다’는 답변이 41명(15.9%), ‘직접 피해를 겪은 적도 있고, 주변에서 보고 들은 적도 있다’ 41명(15.9%), ‘직장동료 등을 통해 사례를 들은 적이 있다’ 52명(20.2%)이다.

특히 피해를 직접 겪은 사람 중 60명(48.4%)은 상사인 과장에게, 61명(49.2%)은 팀장에게, 37명(29.8%)은 직장동료에게 괴롭힘을 당했다고 답변했다. 직장 내 괴롭힘의 유형으로는 모욕, 명예훼손, 인격 무시 등이 73.2%로 가장 많았다. 부당한 업무지시 39.8%, 폭행·폭언 32.5% 등도 상당했다.

직원 A씨는 직장 상사에게 “결혼할 나이가 지났다”, “남자친구는 왜 없냐”는 등의 지속적인 성희롱적 발언과 외모 지적을 받았으며, 원치 않는 소개팅 주선까지 받기도 했다. 직원 B씨는 다른 직원들이 함께 있는 사무실에서 상사로부터 큰 소리로 폭언을 들은데다, 상사가 물건을 집어던지기까지 해 모욕감을 느꼈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 7월 미추홀구가 직원 468명을 대상으로 직장 내 갑질 행위에 대한 실태조사에서도 173명(37%)이 ‘직장 내 갑질을 당하거나 보고들은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 ‘최근 1년간 갑질을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경험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 ‘직접 당한 적이 있다’는 답변이 66명(14.1%), ‘보거나 들은 적이 있다’는 답변이 107명(22.9%)이다.

피해를 당한 사람 중 74명(15.8%)이 과장 이상 간부에게, 69명(14.8%)이 팀장에게 직장 내 갑질을 경험했다고 답변했다. 주요 행위는 인격모독이 112건(17.3%)으로 가장 많았으며, 휴가사용 제한과 불필요한 야간근무 지시(8.3%), 승진 불이익 등을 언급한 업무상 부당한 조치 또는 협박(7.4%), 원하지 않는 술자리 강요 및 과도하게 술을 권하는 행위(6.2%) 순이다.

홍준표 전공노 부평구지부장은 “공무원도 직장 내 괴롭힘과 갑질로부터 안전하지 못하다”며 “괴롭힘 근절을 위해 지자체가 정기적인 실태조사, 피해자 보호 등 해결책 마련에 힘써야 한다”고 했다.

강우진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