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대화합의 장을 준비해야 한다
과천, 대화합의 장을 준비해야 한다
  • 김창학 기자 chkim@ekgib.com
  • 입력   2011. 07. 28   오후 8 : 49
  • 23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과천에 살고 싶었다. 계획도시로 조용하고 녹지공간이 전국 제일인 과천은 분명 살기 좋은 곳이다. 주택 가격이 비싸고 직장과 멀어 엄두도 내지 못했지만 여전히 과천은 살고픈 지역중 하나이다. 그런 과천이 요즘 시끄럽다. 사건의 발단은 정부의 보금자리주택정책. 보금자리주택 특별법은 보금자리주택의 원활한 건설 등을 위해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저소득층의 주거안정 및 주거수준 향상을 도모하고 무주택자의 주택마련을 촉진, 국민의 쾌적한 주거생활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올해 미분양(2011년 4월말 기준 7만2천가구) 등을 감안해 40만가구를 공급(건설 인허가)할 계획이다. 이중 수도권에만 25만가구를 공급하고 지방에는 15만가구를 지을 계획이다. 이에따라 과천 갈현동, 문원동 일대 134만4천㎡가 과천지식정보타운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조성된다.

그러나 정부의 주택해소 일환으로 추진된 정책으로 과천시는 민-민, 민-관 갈등의 골만 깊어지고 있다. 정책발표 후 주민들은 두패로 나뉘어 이웃사촌간에 눈을 부릅뜨고 고성을 지른다. 보금자리주택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은 과도한 보금자리 물량공급으로 도시기반시설 문제 발생, 환경 훼손 등을 이유로 보금자리 지구 지정을 철회하고, 지식정보타운을 원안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갈현동, 문원동 토지 소유주들은 보금자리 즉각 지정을 요구하며 찬성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40여년동안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할 만큼 감내해 왔다는 것이다. 이같은 민-민 갈등은 도를 넘어 자신들의 손으로 선택한 행정의 수장인 시장 소환을 추진하고 있다.

보금자리주택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지난 22일부터 시장 주민소환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여 시장이 시민의사와 관계없이 보금자리지구지정을 수용하고 정부과천청사 이전대책을 소홀히 한 책임을 묻기 위한 것이 이유다. 이에 여인국 시장도 ‘허위사실을 전단지를 통해 불특정다수에게 유포, 과천시장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주민소환을 주도하는 보금자리반대비상대책위 위원장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잘잘못을 떠나 볼썽사납다. 주민소환제는 주민들이 직접 자치단체장을 해임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 기초단체장의 경우 청구권자의 15% 이상 서명을 받아야 주민투표를 청구할 수 있다. 또 청구권자의 1/3 이상이 투표하고 과반이 찬성하면 즉각 해임된다.

이렇듯 주민소환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현재까지 주민소환을 발의한 하남, 제주 등의 경우 서명자수는 채웠지만 투표율이 33%에 미달해 개봉조차 못했다.  물론, 과천지역이 좁고 아파트 밀집지역으로 투표율이 높을 수도 있지만 우려했던 시장소환 투표가 이뤄진다면 이는 사상초유의 사태로 시장이나 주민에게 씻을 수 없는 불명예로 남을 수 있다.

양측간에 절충점을 찾기 어렵지만 해법을 찾아야 한다. 국토해양부가 ‘과천시와 시민의 다양한 의견을 심도있게 검토하기 위해 충분한 협의를 거치겠다’고 답변했다. 이제 공은 국토해양부로 넘어갔다. 국토해양부도 양측의 의견을 모두 수용하기는 어렵겠지만 보금자리 주택을 줄이면서 지식산업용지 계획을 그대로 가져가는 절충안을 모색할 수 있다. 또 주택소유자와 토지소유자, 세입자, 시의회 등 대표자를 포함하는 협의체를 구성, 주민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사업방향을 결정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어느 누구도 정략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것을 배제해야 한다. 찬반 양측이 지금은 첨예한 대립속에 선로 위를 마주 하고 달리는 폭주기관차처럼 앞만보고 달리고 있지만 역지사지(易地思之)로 갈등을 봉합하길 바란다. 그리고 여인국 시장은 사태 해결 후 민-민, 민-관 갈등을 보듬고 서로를 껴안을 수 있는 대화합의 장을 고민해야 한다.  김창학 지역사회부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