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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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 힘들어서” 현관문 파손 등 윗집 수차례 협박

경찰이 층간소음 갈등으로 윗집을 찾아가 현관문을 흉기로 내리치고 이웃을 협박한 20대 여성을 붙잡았다. 인천 미추홀경찰서는 특수협박과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20대 A씨를 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7월 5부터 이달 9일까지 인천 미추홀구의 한 빌라에서 윗집에 4차례 찾아가 흉기로 현관문을 내리치고 이웃 주민인 60대 여성 B씨를 협박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B씨의 딸은 지난 3일 “어머니가 사는 빌라에서 아래 집 이웃이 흉기를 들고 찾아와 현관문을 내리찍는다”며 112에 신고했다. 경찰에 따르면 B씨의 현관문 인근 폐쇄회로(CC)TV에는 주로 새벽 시간에 A씨가 B씨 집 현관문 앞에서 흉기의 날을 갈거나 계단에 앉아 피해자를 기다리는 모습이 담겼다. 또 A씨는 청소용 밀대 자루를 들고 B씨의 집에 찾아가기도 했다. 경찰은 B씨에게 긴급 신고를 할 수 있는 스마트워치를 지급하고, 추가 범행에 대비해 A씨를 검거하려고 준비하던 중 “가해자가 또 찾아왔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A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층간소음으로 힘들어 윗집에 찾아갔다”고 진술했으나 B씨는 “시끄럽게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날 오후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달에 발생한 여죄까지 추가로 확인했다”며 “증거 인멸 우려가 있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인천 어선들 대피… 태풍 카눈 ‘초비상’ [현장, 그곳&]

“바람이 강한 태풍이라서, 아예 배를 육지로 올렸습니다.” 9일 오전 8시30분께 인천 중구 덕교항. 어민들이 제6호 태풍 ‘카눈’에 대비하려 항구에 묶여있는 배를 아예 크레인에 묶어 항구 밖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보통 태풍이 와도 항구에 배를 정박하면 대피가 끝나지만, 이번 태풍은 강풍 때문에 배끼리 부딪힐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에 뭍으로 끌어올려진 30척의 선박은 선착장 위와 인근 주차장으로 옮겨져 태풍에 대비했다. 비슷한 시각 인근 삼목항도 대피한 30여척의 어선으로 가득찼다. 10여척의 어선이 삼목항 방파제 위로 올라가 대피해 있기도 하다. 이날 오후 2시께 인천 내항에는 태풍을 피해 해군의 함정 수십여척이 일찌감치 정박했다. 또 중부해경청 경비함정 20여척은 강풍에 대비, 아예 3척씩 묶어 정박했다. 남동구 소래포구도 태풍에 대비해 20여척의 어선들이 항구에 묶인 밧줄 이외에도 배끼리 서로 밧줄을 묶어 동여매고 있다. 신영철 소래어촌계장은 “어제부터 선박 고정 작업에 들어갔다”며 “아예 항구 앞 컨테이너에서 야간 보초를 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태풍 카눈이 대한민국 관통을 앞둔 가운데, 인천의 크고 작은 항구에서 대피가 이뤄지는 등 비상이다. 중부지방해양경찰청과 인천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어선출입항종합정보시스템 상 지역 등록 어선 1천715척 모두가 태풍을 피해 정박했다. 또 해군과 해경의 함정 70여척도 내항에 피항했다. 앞서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인천운항센터는 이날 새벽부터 인천~백령도, 연평도 등 12개 항로의 여객선 16척에 대한 운항을 통제했다. 이들 여객선은 모두 경인 아라뱃길 경인항 등으로 대피해있다. 해경 관계자는 “태풍으로 어민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조기 피항을 유도했다”며 “태풍이 완전히 지나갈 때까지 비상태세를 유지할 방침”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인천시도 지난 8일부터 비상대책본부를 가동하고 24시간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했다. 이날 유정복 인천시장은 중구 연안여객터미널을 찾아 잔교 등을 점검했다. 유 시장은 “태풍으로 인한 인명 및 시설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사전 준비를 하겠다”며 “특히 지난 집중호우로 지반이 약해져 있는 만큼, 재해우려지역을 중심으로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태풍 카눈은 10일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에 많은 비와 강풍을 동반하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수도권기상청은 이에 따라 인천에서 10일 19~100㎜의 강우량과 초속 16~30m의 강풍을 예보했다.

잼버리 참가자들, 인하대·인천대 등에 여장 [현장, 그곳&]

“이제 좀 쉴 수 있겠네요. 인천에서 보낼 앞으로의 시간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8일 오후 2시30분께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 기숙사 앞. 전라북도 부안에서 열린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참가한 벨기에 국적 대원 1천231명을 태운 버스들이 줄지어 들어온다. 버스에서 내린 대원들은 손부채질하면서 더위에 익은 얼굴을 식힌다. 대원들은 파란색 방수천을 덮은 가방을 메고 짐을 옮긴다. 일부 대원들은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동료들과 술래잡기도 한다. 벨기에 국적 한 대원은 “새만금에서는 너무 더웠는데 숙소에 들어오니 시원해 일단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에서 있을 일정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오후 2시10분께 지난 6일 인천 중구 영종국제도시에 있는 숙소로 올라온 영국 국적 대원 20여명이 G타워 33층 전망대를 찾아 송도의 경치를 둘러봤다. 이어 영국 대원들은 국립세계문자박물관 등을 둘러보기도 했다. 한 영국국적 대원은 “인천은 처음 와봤는데, 굉장히 아름다운 도시”라고 말했다.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서 나온 각국 대원들이 인천으로 올라오고 있다. 이들은 이날부터 오는 12일까지 인천에 머물며 휴식 및 관광 등을 할 예정이다. 인천시에 따르면 이날 기준 인천에 머물고 있는 잼버리 대원들은 모두 4천317명이다. 벨기에 국적 대원 1천231명과 이탈리아 국적 1천119명, 영국 국적 1천60명 등 27개국 대원들이 모여 있다. 이들의 숙소는 지난 6일 인천에 온 영국 대원들의 경우 중구 호텔에 나머지 대원들은 인하, 인천, 연세대학교 등 대학교 기숙사와 포스코 인재창조원, 하나연수원 등 8곳에 있다. 인천시는 대원들을 위해 인천 관광과 함께 의료단 파견과 심리지원을 위한 찾아가는 마음 안심 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또 인천시는 문화·예술 행사도 열 계획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인천을 방문한 잼버리 대원들이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인천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고, 글로벌 도시 인천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 마련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특히 인천지역 대학들은 잼버리 대원들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인하대는 인하대병원과 함께 잼버리에 참가한 이탈리아 국적 약 300명을 위해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등 의료 지원을 했다. 인하대는 또 특강, 문화체험활동 등 자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조명우 인하대 총장은 “인하대 생활관에서 머무는 잼버리 참가자들이 남은 일정을 편안하게 보낼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인천대는 이날 오후 2시께 기숙사로 도착한 560명의 이탈리아 국적 대원들의 숙소 등록과 안내를 지원하고 있다. 인천대 관계자는 “문화 프로그램 제공 등 대원들을 위한 각종 지원 대책 마련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인천 검단아파트…불법 재하도급 의혹

경찰이 지난 4월 지하 주차장이 무너진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의 하도급 건설업체가 무등록 시공팀에 불법 재하도급을 줬다는 정보를 입수, 수사에 나섰다. 인천 서부경찰서는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로 하도급 건설업체 A사와 4개 시공팀을 수사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사는 지난 2021년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인천 서구 검단 AA13-2블록 아파트의 골조 공사를 시공사인 GS건설㈜로부터 도급받은 뒤 불법으로 4개 무등록 시공팀에 재하도급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골조 공사를 맡은 12곳 중 4곳의 팀장이 10~30명 가량의 팀원들 일당을 모두 가져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은 ‘팀장이 팀원들의 일당을 한꺼번에 가져간 시공팀은 사실상 재하도급 업체로 봐야 한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서울국토관리청은 전자 대금 지급 시스템에 있는 노무비 지급 명세서를 경찰에 증거 자료로 제출했다. 건설산업기본법 등에 따르면 건설사업자는 일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도급받은 건설공사의 전부나 대부분을 다른 건설사업자에게 하도급할 수 없다. 그러나 경찰 조사에서 A사 현장소장은 “시공팀과 재하도급 계약을 맺지 않았다”며 “팀장을 포함한 팀원들을 모두 일용직 노동자로 모집해 일을 맡겼다”고 주장했다. 4개 시공팀의 팀장들도 A사 현장소장과 비슷한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팀장이 팀원들의 일당을 가져간 것 만으로는 불법 재하도급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며 “주변 관계자들을 조사하는 한편, 불법 재하도급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수사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앞서 지난 4월 오후 인천 검단신도시의 AA13-2블록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는 지하 주차장 1-2층 상부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조사 결과 주차장 지붕을 받치는 기둥 32개 중 19개(60%)에서 보강철근(전단보강근)이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물병만 봐도 겁 나요"… 인천도 ‘흉기난동’ 포비아 [현장, 그곳&]

“지나가는 사람이 든 물병만 봐도 흉기처럼 보여요. 이어폰도 빼놓고 경계하기 바쁩니다.” 신림역과 서현역 칼부림 사건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국적으로 흉기난동 예고글이 잇따라 올라오는 가운데 인천도 ‘흉기난동 포비아(공포증)’가 퍼지고 있다. 7일 오전 10시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에서 만난 김미래씨(19·부천시)는 공항을 지나는 사람들 손에 들린 물병만 봐도 겁이 난다고 말했다. 김씨는 “최근 무서운 일들이 많이 발생하면서 예전보다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이 두려워졌다”고 토로했다. 인천국제공항은 여름 성수기인 오는 15일까지 1일 평균 17만명의 여객이 오가고 있다. 이날 역시 공항은 해외로 나가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짐을 맡기려는 사람, 티켓팅을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는 일행들, 모든 수속을 마치고 의자에 누워 막간의 여유를 즐기는 여객도 있었다. 이들 모두 평온해 보였지만 마음 한자락엔 불안감이 도사리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인천공항 3층 출국장에서 안내데스크 자원봉사를 하는 김모씨(60)는 “수상한 사람이 있는지 항상 전방을 주시하고 있다”며 “공항과 상관 없는 이상한 질문을 하거나, 쓰레기통 옆에 슬그머니 가방을 놓고 가는 사람들을 발견하면 정해진 번호로 바로 연락한다”고 걱정했다. 이어 “공항에서 사고가 생기면 어떤 곳보다 큰 문제가 나타날 수 있어 아침 미팅마다 주의사항을 숙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천공항은 최근 보안경비 항공보안등급을 ‘주의’ 단계로 높이고, 종전 90분이었던 보안경비 순찰주기를 60분으로 단축했다. 인천공항경찰단도 경찰특공대와 대테러특공대, 기동대 등 70여명을 투입해 수색과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같은 날 오전 10시께 인천시 미추홀구 관교동 인천종합버스터미널은 여행 캐리어를 든 시민들로 대기실이 가득 차 있었다. 북적이는 대기실 안에는 혹시나 모를 불상사를 대비해 3단봉을 든 안전근무자 2명이 순찰을 하고 있었다. 터미널에서 만난 이주현씨(20)는 “뉴스에 칼부림 사건이 많이 나와 불안해 외출을 자제하고 있다”며 “친구들과 만나도 작은 카페나 식당으로 가고 서울 번화가는 가지 않고 있다”고 불안해 했다. 이날 오전 11시. 인천경찰청이 다중밀집지역으로 지정한 미추홀구 관교동 롯데백화점 인천점도 휴가철을 맞아 쇼핑을 하러 온 손님들 사이로 방검복과 3단봉을 착용한 안전근무자들이 순찰을 돌고 있었다. 언제 발생할지 모를 ‘칼부림’에 대비해서다. 식품 코너에서 근무하는 이모씨(40)는 “수상해 보이는 남자가 돌아다닐 때마다 불안하다”며 “갑자기 칼로 찌르면 대처할 방법도 없는데, 세상이 무서워졌다”고 심정을 밝혔다.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다중밀집지역과 시민들이 많이 모이는 주말 등을 중심으로 기동대를 추가 투입해 시민 안전을 지키고 있다”며 “비상 상황 발생 시 시민들의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3일간 樂으로 물든 인천…‘김창완 밴드’ 피날레 [2023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인천이 주말 내내 락의 열기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대한민국 대표 음악축제인 ‘2023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3일 차인 6일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송도달빛축제공원에는 수많은 관람객들이 찾아 마지막 날 공연을 즐기며 더위를 이겨냈다. 관객들은 이날 오전부터 감성을 담은 락 밴드 ‘다섯’·'너드커넥션' 등의 노래를 들으며 맥주를 마시며 휴식을 취했다. 관객들은 한 풀 꺾인 더위에 스탠딩 존에서 서로 몸을 부딪히고, 춤을 추면서 몸을 흔든다. 오후에는 시적인 음율을 읊는 권진아와 재즈와 결합한 락 음악을 하는 NUMCHA와 WAVE TO EARTH 등이 등장해 관객들의 심금을 울렸다.  이어 늦은 오후에는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의 X세대들의 ‘락 스타’인 체리필터가 등장해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어 MZ세대들의 불안을 노래하는 밴드 카더가든과 새소년이 등장해, 대표곡들을 불렀다.  이날 주인공인 헤드라이너에는 ‘지지 않는 락 밴드' 산울림의 김창완이 만든 김창완 밴드가 등장, 1970년대부터 현재를 함께 아우르는 노래를 불렀다. 김창완 밴드의 선율은 이날 모인 4만여명의 관객들을 나이·성별·인종을 떠나 하나로 만들며 ‘2024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을 기약했다.  ■ 뙤약볕에도 가라앉지 않는 락 선율…다섯·너드커넥션, 웬디완더·데이먼스이어·NUMCHA, 모스크바서핑클럽, 더픽스, 홈슬라이스 6일 낮 12시30분에 메인 무대 KB국민카드 스테이지에는 4인조 밴드 다섯(Dasutt)이 올라 신나는 곡으로 분위기를 띄워냈다. 관객들은 무대 앞에 모여들어 보컬 한리우의 신호에 맞춰 뛰어오르는 등 함께 호흡했다. 다섯은 이번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무대에서 미공개 곡을 미리 공개하는 등 특별한 무대를 선사했다. 다섯은 이날 대표곡 ‘Camel’을 비롯해 ‘등불’, ‘Same day’, ‘바다처럼’, ‘나는 내가 정말 무사히 도착하기를 바라’ 등 모두 7곡을 관객들에게 선물했다. 2번째 무대에는 4인조 인디밴드인 너드커넥션이 무대에 올라 관객들의 흥을 이끌어 냈다. 물대포가 하늘을 가르는 순간 드러머 신현태의 빠르면서 경쾌한 드럼 소리가 무대를 울렸고, 관객들은 손을 번쩍 위로 들고 고함을 지르며 화답했다. 너드커넥션은 메인곡인 ‘좋은 밤 좋은 꿈’을 비롯해 ‘Back in Time’, ‘Castel’, ‘Behind the Trees’, ‘Waterfall’, ‘SUPERNOVAL’, ‘Hollywood Movie Star’, ‘I Robbed a Bank’ 등 1990~2000대의 브리티쉬 팝과 얼터너티브 록 장르를 기반으로 한 음악을 선보였다. 관객들은 보컬 서영주의 핏대를 세운 목소리가 광장에 울리자 ‘락스피릿’을 한 손을 들고 좌우로 흔들었다. 서영주는 “코로나가 확산할 무렵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무대에 서고는 처음”이라며 “이렇게 다시 무대에 올라 함께 노래로 소통할 수 있어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오전 11시50분 서브 무대 INCHEON AIRPORT STAGE에서는 웬디완더가 가장 먼저 무대에 올라 묵직한 드럼 소리와 함께 이어지는 ‘Lullaby’ 곡으로 첫 포문을 열었다. 보컬인 장양이 드럼 박자에 맞춰 베이스를 튕기며 강한 어감의 음율로 무대를 울리자 관객들이 손을 흔들며 박자를 맞춘다. 웬디완더는 첫곡이 끝나자 큰 소리로 “땡큐”라고 소리치며 곧이어 정렬적인 음율의 ‘Fleeting Wing’, ‘For Lily’ 등을 선보였다. 마지막 곡을 앞두고 기타를 맡은 웨이샹이 한국어로 “감사합니다. 인사를 하고 싶어 한국어를 배웠다”고 말하는 순간 하늘에선 물대포가 허공을 지르며 분위기를 띄웠다. 이어 2번째 무대엔 대중과 평단으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는 데이먼스 이어가 바톤을 이었다. 데이먼스 이어는 ‘Herb’, ‘창문’, ‘F.U.Y’, ‘D16D17’, ‘Gestalt’, ‘Cherry’, ‘너의 기사’, ‘Rainbow’, ‘Yours’ 등 8곡을 관객들에게 선물했다. 부드러운 피아노 멜로디와 감미로운 목소리가 무대 안팎으로 울려 퍼지자 순식간에 관객들이 무대 앞으로 모이면서 리듬에 맞춰 몸을 좌우로 움직이며 환호를 지른다. 3번째 무대는 태국 방콕 출신 싱어송라이터 NUMCHA가 몽환적인 목소리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물이 흐르는 듯 편안한 음정이 무대를 채우자 관객들은 박자에 맞춰 손을 흔들며 몸을 좌우로 흔들었다. 일부 관객 중에는 한쪽 팔을 위로 든 채 제자리 뛰기를 하기도 했다. NUMCHA는 한국어로 “사랑합니다. 공연에 와줘서 고맙습니다. 여러분 폼 미쳤다”라며 관객들에게 크게 인사했다. NUMCHA는 ‘interlude’, ‘ladybug’, ‘cup of tea’, ‘kryptonite’, ‘powder blue’ 등 10곡을 선보였다. 앞선 오전 11시40분 써드 무대 무신사 스테이지의 첫 무대는 4인조 밴드 모스크바서핑클럽(정기혼·정현진·명진우·김규리)이 부드러운 리듬으로 시작했다. 관객들도 리듬에 맞춰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리듬을 탔다. 리더 정기훈이 곡 중간 중간마다 “재밌으신가요?”, “행복하신가요?”라는 질문을 던지면 관객들은 “네” 라고 답하며 무대의 열기가 달아오른다. 모스크바서핑클럽은 ‘저공비행’, ‘Love Of The Honest’, ‘Through Her’, ‘Magarine’, ‘모든 밤은 사라지고’ 등 5곡을 선보였다. 리더 정기훈은 “가장 뜨거운 날에 자리를 함께 해줘서 고맙다”며 “더운 날씨일수록 락에 관심을 갖고 이 순간만큼은 즐깁시다”고 크게 외치며 매력적인 기타 연주로 무대를 채웠다. 특히 ‘2023 펜타 슈퍼루키’ 대상을 받은 ‘더 픽스(린지·황현조·은아경·정나영)’은 2번째로 무대에 올라 폭발적인 사운드로 관객들의 가슴을 두드리기도 했다. 여기에 3옥타브 이상의 고음이 허공을 채우자 관객들도 뜨거운 목소리로 화답했다. 보컬 린지는 “저희의 첫 페스티벌 데뷔,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어 기쁩니다”고 외치자 소리를 지르던 관객들은 머리를 앞뒤로 흔들고, 서로 몸을 부딪히는 ‘슬램’을 하며 무대를 즐긴다. 이날 더 픽스는 ‘We on Top’, ‘Rush’, ‘Time’, ‘Don’t look back’, ‘City’ 등 파워풀한 헤피메탈 음악을 선보였다. 린지는 “밴드 결성 당시 목표로 한 펜타포트 무대에 서, 꿈을 이뤘다"며 “무대 위 순간순간이 빠짐없이 행복했다”고 했다. 또 “이곳에서 처음 선보이는 노래에 호응이 좋아 감사하다”고 말했다. ■ 새로운 락 밴드 문화…권진아·히츠지분가쿠, 이날치·웨이브 투 어스 인천 페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3일차 오후 공연은 뜨거운 태양빛이 광장을 채워 열기가 가득했지만 락에 대한 열정을 멈추지는 못했다. 오후 3시10분 메인 무대 KB국민카드 스테이지에 가수 권진아가 오르자 무대 앞 관객들은 큰 함성으로 맞이한다. 권진아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청아하면서도 기복이 없는 목소리로 대표곡인 ‘Raise Up The Flag’를 비롯해 ‘밤’, ‘You already have’, ‘KNOCK’, ‘Love Me Love Me’ 등 8곡을 노래했다. 그는 무더운 날씨에 숨이 차 여러 차례 물을 마시지만, 얼굴에는 미소가 끊이지 않는다. 권진아의 열정에 관객들은 환호성으로 화답한다. 권진아는 “날씨는 무덥지만 락을 사랑하는 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너무 기쁘다”며 “락의 열기가 식지 않도록 더 좋은 노래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오후 4시30분 뒤이어 메인 무대를 차지한 일본 락 밴드 그룹 히츠지분가쿠(HITSUJIBUNGAKU)는 강렬한 비트가 담긴 기타 사운드를 울리며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베이스의 묵직한 음이 드럼 소리에 맞춰 조화를 이룰 때마다 관객들은 발을 튕기고 양손을 높게 들고 따라 부른다. 환호성이 커질 때마다 이들에게 물대포가 수차례 솟구치지만 락을 사랑하는 열기는 식히지 못했다. 히츠지분가쿠는 어색한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고 한 뒤 장난스럽게 몸을 움직이며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 보다 앞선 오후 3시50분 서브 무대에서는 판소리를 현대 팝에 접목해 유명세를 얻은 5인조 락 그룹 이날치가 관객과 소통했다. 이날치는 첫 등장을 대표곡 ‘범 내려온다’로 시작, 기타현을 빠르게 튕기며 현란한 연주를 선보였다. 이어 이날치는 ‘좌우나줄’, ‘어류도감’, ‘신의 고향’ 등 9곡을 쉴 틈 없는 강력한 비트로 이어갔다. 관객들은 각자마다 음악의 리듬에 맞춰 몸짓을 하다가 나중에는 일면식도 없는 10~15명의 관객들이 하나의 그룹을 만들어 서로 호흡을 맞춰가며 바닥 위로 쿵쿵 띄며 락을 즐긴다. 또 일부는 ‘락페의 민족’, ‘입다물고소리질러’ 등 각양각색의 깃발을 흔들며 눈길을 끈다. 3인조 밴드 웨이브 투 어스(WAVE TO EARTH)는 오후 5시20분 서브 무대에 올라 인디 락과 기타팝을 절묘하게 조합한 음악을 선보였다. 보컬 김다니엘의 몽환적인 보컬과 그루브 있는 선율이 공연장에 울려 퍼지자 관객들은 온몸으로 웨이브를 타며 음악을 즐겼다. 일부 관객들은 비누방울 버블건으로 하늘에 비누방울을 만들고, 관객석 뒤쪽 잔디밭에서 음악에 맞추어 마음껏 뛰어 놀기도 했다. 마지막곡 ‘RIDE’에서는 ‘그저 바라만 봐도 좋은 거야’라는 가사를 관객들이 함께 부르며 뗴창한다. 베이스 차순종은 “펜타포트 무대에 설 때마다 영광스럽다”고 했다. 웨이브 투 어스는 이날 ‘DAISY’, ‘SUNNY DAYS’, ‘PEACH EYES’, PURPLE LAKE’, ‘SUNBURN’ 등 8곡을 선보였다. ■ X세대와 MZ세대를 아우른 공연 …체리필터·새소년, 카더가든·진저 루트 오후 6시 메인 무대 ‘KB국민카드 스테이지’에는 4인조 락 그룹 ‘체리필터’가 무대에 올라 열기를 최고조로 뜨겁게 달궜다.  메인보컬 조유진이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이물질’을 부르면서 무대를 순식간에 압도했다. 이어 대표곡인 ‘오리날다’, ‘피아니시모’, ‘해피데이’, ‘내 안의 폐허에 닿아’, ‘여신의 나무’, ‘낭만고양이’ 등 친숙한 유명곡들을 잇따라 불렀다.  체리필터의 음율에 맞춰 관객은 물론, 자원봉사자들까지 광장으로 몰려 음악에 취해 몸을 흔들며 가수와 호흡했다. 무대 위에서 흩뿌려지는 물분사도 관객들의 열기를 식히기엔 부족했다. 조유진은 자신을 향해 휴대전화를 들고 있는 관객들에게 “이렇게 영상을 찍으면 얼굴이 붉게 나오는 것 아니냐”고 물으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마지막곡으로 ‘달빛소년’을 부르자 많은 관객들이 같이 노래를 부르며 마지막의 아쉬움을 털어냈다. 특히 관객들이 환호하며 앵콜을 외치자 부족한 시간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곡으로 ‘낭만고양이’를 다시 불렀다. 오후 6시50분께 이어진 서브 무대는 ‘카더가든(Car the Garden)’이 이끌었다. 감미로운 목소리가 흘러나오자 무대를 중심으로 관객들이 몰려 천천히 리듬을 탄다. ‘나무’ 노래가 시작하자 관객들은 환호성을 지르고 보컬 차정원의 ‘그대 춤을 추는 나무 같아요’ 가사를 따라 부르며 손을 좌우로 흔든다. 카더가든의 편안한 기타 연주와 경쾌한 드럼소리, 감미로운 보컬은 관객들을 사로잡으며 음악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관객들은 머리카락부터 티셔츠 등 흠뻑 젖어있는 상태지만 몸을 쉬지 않고 그루브를 탄다. 이날 카더가든은 ‘Davi’, ‘Tallguy’,’Diamond’, ‘Little By Little’, ‘섬으로 가요’, ‘꿈을 꿨어요’, ‘나무’, ‘우리의 밤을 외워요’ 등 14곡을 소화했다. 새소년은 오후 7시40분부터 메인 무대에 오르자마자 강렬한 음률을 쏟아내며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행사장을 뜨겁게 달궈냈다. 보컬 황소윤은 “작년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때는 밝을 때 왔는데, 이젠 해가 졌을 때 무대에 올랐다”며 “그만큼 새소년이 성장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마지막을 달려가는 펜타포트를 아쉬워하며 관객들은 새소년 무대에 더욱 집중한다. 무대 앞 어둠이 짙어지면서 흐느끼는 듯한 황소윤의 목소리가 녹아든다.   드럼 소리가 심장을 울리는 ‘Athena’가 시작하자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이날 새소년은 ‘joke!’, ‘덩’, ‘엉’, ‘이방인’, ‘집에’, ‘난춘’, ‘Athena’, ‘이’, ‘파도’, ‘Kidd’, ‘NOW’ 등 1시간 동안 무려 15곡을 쏟아냈다. 미공개곡인 ‘KKJ’를 선보이기도 했다. 공연이 이어지는 동안 관객들은 깃발을 중심으로 돌고, 처음 만난 이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앞뒤로 몸을 흔들기도 했다. 뒷쪽 관객들은 ‘떼창’ 소리를 반주 삼아 자리에 앉아 노를 젓기도 했다. 새소년은 보컬 황소윤의 중성적인 음색과 가창력, 그리고 화려한 기타 퍼포먼스와 무대 장악력까지 완벽한 무대를 꾸며냈다. 음원보다 더욱 뛰어난 라이브는 물론, 무대에 누워 엉덩이를 하늘로 치켜 든 채 신들린 기타 연주로 화답한다. 마지막 곡인 ‘긴꿈’이 끝나고 무대에는 불이 꺼졌지만, “앵콜”을 외치는 목소리는 이어진다. 다시 무대에 돌아온 새소년은 ‘자유’로 광란의 무대를 마무리했다.  오후 8시40분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무신사 스테이지의 마지막 무대 헤드라이너로 미국의 3인조 인디밴드 진저루트(Ginger Root)가 등장했다. 진저루트의 레트로한 시티팝이 울려 퍼지자 관중들은 야광봉을 흔들며 마지막 공연을 마음껏 즐겼다. 한국에서도 인기가 많은 일본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의 오프닝 음악인 ‘소년이여 신화가 되어라’를 리믹스해 선보이자 관객들은 열광했다. 특히 진저루트는 곡 중간 중간 80년대 일본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익살스러운 영상을 상영해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전원식씨(23)는 “춤을 추고 싶어지는 음악”이라고 말했다. 이날 진저루트는 ‘City Slicker’, ‘Entertainment’, ‘Karaoke’, ‘Holy Hell’, ‘Over the Hill’, ‘Nisemono’ 등 12곡을 선보였다. ■ 세월을 노래하는 ‘한국 락 전설’의 귀환…김창완 밴드 2023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 헤드라이너는 ‘지지 않는 락 밴드' 산울림의 김창완이 만든 김창완 밴드. 김창완 밴드는 이날 1970년대부터 현재를 함께 아우르는 노래를 불렀다. 김창완 밴드가 선보인 ‘구성진’ 락 음악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든 관객들의 마음을 휘어 잡았다. 공연 시작 전인 리허설 때부터 무대 앞에서 자리를 잡고 떠날 줄 모르는 관객들은 무대에 조명이 꺼지자 마자 고함을 지르며 ‘김창완’을 외치기도 했다.  첫 곡인 ‘문 좀 열어줘’의 반주가 시작되자마자 사람들끼리 서로 껴안고 무대 중앙을 돌기 시작한다. 또다시 관객 중 일부가 제자리에서 펄쩍 뛰자 다른 사람들도 이내 따라서 제자리 뛰기를 시작한다. 공간에 여유가 있는 한쪽에서는 수백명이 자리에 앉아 머리 위로 조명을 킨 휴대전화를 손에 든 채 선율에 호응한다. 김창완 밴드는 관객들의 환호와 함성을 가득 담아 ‘불꽃놀이’, ‘아니벌써’, ‘무지개’,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등 주옥 같은 노래 13곡을 선보였다. 공연의 피날레는 해금의 명인으로 불리는 안은경과 합을 맞췄다. 김창완은 “세계적인 락 음악의 축제에 이렇게 초대를 받을 수 있어 기쁜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락 음악이 더욱 세계에서 빛나는 음악으로 꽃 피울 수 있도록 힘이 닿을 때까지 노래를 부르겠다”면서 올해 인천펜타포트 락 펜타포트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2023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이모저모 ■ 맛집으로 가득한 F&B…사전 예약에 대기줄 없고, 바가지 요금도 근절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행사장의 식음료(F&B) 부스에는 모두 20여개의 ‘맛집’ 업체가 입점, 관람객들의 입을 즐겁게 했다. 김치말이냉국수(김말국)으로 유명한 깡치네는 이번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기간에 많은 관람객들이 찾았다. 이 부스는 지난 5일엔 일찌감치 준비한 재료가 소진, 매진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와 함께 새우까레우동 왕문어버터구이나 코너피자조인트 버닝하트, 텍사스독스, 도쿄가츠, 자이언트, 화남트럭, 럭셔리베어 스물여덟감자, 새우시장 등 전국의 맛집이 줄줄이 관람객들을 만났다. 베트남 노점식당과 피자&파스타, 위키스마일와사바리, 키키, 하하푸드, 트리플럭키(다코야키), 트리플럭키(닭강정) 미카엘셰프젤렌도 등도 많은 관람객들이 찾았다. 이 밖에 디거스커피와 커피위드인, 빙고, 나이스타임, 바이두부 등도 붐볐다. 특히 이번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는 그동안 많은 행사장에서 음식 등을 사려고 기다리던 줄이 사라진 점도 눈에 띈다. 사전에 ‘퀸즈 스마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음식과 음료 주문을 해둔 뒤, 예약 시간에 맞춰 찾아가는 시스템 탓이다. 이 곳에서 만난 서현진씨(28)는 “앱으로 미리 5가지 음식을 주문해놓고 한꺼번에 찾기만 하다보니 음식 코너마다 계속 줄서서 기다릴 일이 없어서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더운 날씨에 대기 시간 없이 원하는 음식을 바로 받을 수 있어 너무 획기적”이라며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더 많은 행사장에서 도입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서는 바가지 요금도 찾아보지 못했다. 이미 모든 식음료 가격과 사진 등이 사전에 공개했기 때문이다. 이상원씨(28)는 “매번 행사장에서 파는 음식들은 맛이나 양에 비해 가격만 턱없이 비쌌는데, 이번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서는 가격이 적당해 부담도 줄고 좋았다”고 말했다. ■ 다회용기 사용으로 친환경 축제 우뚝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행사장의 식음료(F&B) 부스에서는 모든 음식을 다회용기에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1회용품을 없애는 노력을 벌이는 등 친환경 축제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릇은 물론 컵, 숟가락, 포크까지 모두 다회용기를 사용한다. 관객들은 음식을 먹은 후, 반납소에 가서 음식물을 분리수거 한 뒤 용기만 반납하고 있다. 이날 반납소 앞에서 만난 김소현씨(28)는 “1회용 쓰레기가 없다는 생각에 마음이 너무 편하다”며 “다른 모든 축제에서도 다회용기 사용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임에코(i’m eco)는 이번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 총 14만개의 다회용품을 투입했으며, 공연장 안에 용기 반납소 4곳도 설치했다. 아임에코는 이번 축제에서 다회용기 사용을 통해 5~6t의 1회용품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정희씨(27)는 “평소에도 환경에 관심이 많아 1회용품 사용을 자제하고 있는데, 축제 현장에서도 1회용품을 쓰지 않을 수 있어 뿌듯하다”고 했다. 아임에코 관계자는 “1회용품 쓰레기가 대량으로 생기는 공연장에서 앞장서 다회용기를 사용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회용기 사용이라는 공감대를 공연 문화에 퍼뜨려 환경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안전이 최우선…금속탐지기로 흉기 반입 ‘0’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행사장 입구에서는 경호·경비 직원들이 금속탐지기 등을 동원, 관람객들의 꼼꼼한 검문 검색이 이어졌다. 1차로 해당 날짜에 맞는 티켓 확인 등 전반적인 검색이 이뤄지고, 2차로는 반입금지 물품을 걸러내기 위한 소지품 검사가 이뤄졌다. 특히 관람객을 대상으로 한 소지품 검사 등을 통해 흉기가 될 수 있는 물품과 반려동물, 그리고 위험 물품 등을 모두 골라냈다.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행사장에 매일 수만명의 불특정 다수의 많은 인파가 몰린 만큼, 만약을 대비해 각종 범죄 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다. 이날도 경호·경비 직원 7명이 출입구에서 금속탐지기를 이용해 흉기 등의 반입 여부에 대해 꼼꼼히 확인했다. 앞서 주최측은 이 같은 반입금지 물품 등에 대해 공식 홈페이지를 비롯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공지해왔다. 한 관계자는 “일부 관람객들은 반입금지 물품에 대한 불평 불만이 있지만, 안전한 행사를 위해선 불가피한 조치”라고 말했다. 이어 “행사 끝날 때까지 안전한 행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락은 가족과 함께…텐트존 인파 가득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행사장의 텐트존에는 온 가족이 함께 텐트를 쳐 놓고 쉬면서 멀리서 들려오는 락 음악을 즐기기도 했다. 프리 쉘터 존(Free Shelter Zone)의 잔디밭에는 각자 가져온 형형색색의 텐트와 각종 캠핑 용품으로 가득했다. 관람객들은 뜨거운 태양빛 아래에서도 캠핑 의자에 앉아 음료을 마시고 음식을 먹는 등 여유를 즐기기도 했다.  이 곳에서 만난 한 임창만씨(69)는 “너무 락을 좋아한다. 드럼과 기타소리를 들으면 피가 끓어오르고 젋어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어 “옆에 F&B 존에 맛있는 음식까지 있어서 금상첨화”라며 “딸과 같이 텐트를 들고왔더니, 마치 공연장으로 캠핑 온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인근 또 다른 텐트존엔 250여개의 텐트가 줄 지어있고, 관람객들이 무대 공연을 즐기고 돌아와 쉬고 있다. 텐트 위에는 공연장에서 물 대포에 흠뻑 젖은 옷을 말려놓기도 했다. 이수진씨(28)는 “부모님과 동생까지 가족 4명이 모두 왔는데, 더운 날씨 탓에 부모님이 쉬실 수 있도록 텐트존을 잡았다”며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행사장으로 신나게 락을 즐길 수 있는 가족 여름 휴가를 온 것 같아 너무 좋다”고 말했다.

불볕더위 날린 ‘락 스피릿’… 세계인이 열광 [2023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1년을 살아내는 기적 같은 힘 입니다” 인생의 절정인 청춘을 닮은 ‘2023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기고 마무리했다. 관객들은  유례 없는 불볕더위 속에서도 멈출 수 없는 락의 열기를 내뿜으며 일상의 해방을 만끽했다. 인천시가 주최하고 인천관광공사와 경기일보가 공동주관하는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 지난 4일부터 3일 동안 인천 송도달빛축제공원을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무지개 빛으로 물들였다. 4일 5만명을 시작으로 5일 5만5천명, 6일 4만명 등 15만여명이 송도달빛축제공원을 찾아 자유와 해방, 평화를 외치는 ‘락 스피릿’에 흠뻑 빠져들었다. 특히 이번 행사는 규모 뿐 아니라, 시대를 아우르는 아티스트 섭외와 철저한 사전 준비 등으로 ‘역대급’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우선 올해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풍성한 라인업으로 관객들의 호응을 받았다. 4~6일 헤드라이너로 각각 나선 엘르가든(ELLEGARDEN)과 더 스트록스(THE STROKES), 김창완 밴드 모두 1990~2000년대 초반에서 197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유명 ‘락 스타’들이다. 관객들은 이들의 대표곡을 함께 따라 부르는 ‘떼창’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어 MZ세대들의 ‘락 문화’를 이끄는 이승윤·새소년·실리카겔 등과 다양한 음악을 노래하는 죠지·박소은 등은 세대를 아우르는 화합을 연주했다. 또 해외의 다양한 아티스트인 키린지(KIRINJI), 히츠진분카구(hitsujibungaku), 옥토보케비버(Otoboke Beaver) 등도 특색있는 무대를 선보였다.  또 ‘펜타 슈퍼루키’에서 TOP6에 오른 신예 아티스트인 더 픽스(THE FIX)·김늑 등까지 총 54개 팀이 무대에 올라 다양한 공연을 했다.  여기에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서브 스테이지 앞에 ‘배리어 프리존’을 마련, 장애인들과 비장애인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장벽 없는 문화 축제를 만들었다. 또 무신사는 슈퍼루키들의 무대를 펼치는 ‘무신사 스테이지’를 운영,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앞서 지난 4일 열린 개막식에서는 유정복 인천시장을 비롯해 허식 인천시의회 의장, 백현 인천관광공사 사장, 신항철 경기일보 대표이사 회장이 자리했다. 개막식에는 불꽃놀이를 연상하게 하는 ‘불꽃 드론쇼’가 펼쳐져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유 시장은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 관객들과 시민 모두에게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리고 재충전의 시간이 되었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음악 축제로 나아가 세계에서 인정받는 최대 음악 축제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총 12대의 냉방버스를 운영하고, 행사장 곳곳에 그늘막과 분무형 선풍기 등을 마련해 더위를 식혔다. 또 소방과 경찰, 경호·의료 등 500여명이 넘는 인력을 배치하고, 피크닉 존과 캠핑 존, 프리쉘터 존 등으로 구역을 나눠 체계적으로 동선을 구성해 안전사고에 대비했다. 꿈의 무대 선 ‘슈퍼루키’… 열정만큼 화끈한 공연 꿈의 무대 ‘2023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 선 슈퍼루키들은 열정만큼이나 화끈한 무대를 선보이며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2023 펜타 슈퍼루키’ 경연에서 TOP6에 오른 더 픽스(THE FIX), 김늑, cotoba, 초록불꽃소년단, 크랙베리, 모스크바서핑클럽 등 6개팀은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송도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린 ‘2023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 참여해 기량을 뽐냈다. 1일차인 4일 써드 무대 무신사 스테이지에는 초록불꽃소년단과 cotoba가 관객들을 만났다. 초록불꽃소년단은 경쾌한 펑크 음악과 센스 있는 무대 매너로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초록불꽃소년단 보컬 조기철은 “펜타포트 무대에 서기까지 10년이 걸렸다”며 “지금, 이 순간 우리 모두가 청춘”이라고 했다. 이어 슈퍼루키에서 은상을 받은 cotoba는 ‘계획된 자유’, ‘kyrie’, ‘소멸의 소실’, ‘reyn’ 등으로 현란한 밴드 음악을 선보였다. 축제 2일차인 5일에는 크랙베리와 김늑이 화끈한 무대를 선사했다. 헤비 메탈 밴드 크랙베리는 경쾌한 드럼, 하늘을 찌를 듯한 고음을 내지르며 관객들을 쉬지 못하게 했다. 크랙베리 보컬 송명섭은 “펜타포트는 명성답게 뜨겁다”며 “피가 끓을 정도로 화끈하게 즐기자”며 객석을 달궜다. 이어 등장한 김늑은 대표곡인 ‘strawberry’를 비롯해 미발매 곡인 ‘메리꽃핀스’, ‘I think’와 ‘명치’ 등 7곳을 쏟아냈다. 마지막 날인 6일은 슈퍼루키에서 대상을 차지한 더 픽스와 모스크바서핑클럽이 무신사 무대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날 1번째 무대에 오른 모스크바서핑클럽 리더 정기훈은 “가장 뜨거운 날에 자리를 함께 해 줘 고맙다”며 “더운 날씨일수록 락에 관심을 갖고, 이 순간 만큼은 즐기자”고 외쳤다. 더 픽스는 화려한 퍼포먼스와 파워풀한 헤비메탈 음악으로 관객들을 열광하게 했다. 더 픽스 리더 린지는 “우리의 첫 페스티벌 데뷔, 여러분과 함께 할 수 있어 기쁘다”고 외쳤다. 린지는 “밴드 결성 당시 목표로 한 펜타포트 무대에 섰다”며 “무대 위 순간순간이 빠짐없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