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이 멈췄다, 남북관계도 멈추나?

개성공단 잠정 중단… 폐쇄수순 밟나

“北, 근로자 전원 철수” 입주 기업들, 당혹ㆍ막막 하루 128만불 피해 불가피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남북 평화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개성공단이 본격 가동된 지 9년만에 잠정 중단됐다. 북한은 8일 김양건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 담화를 통해 개성공단 가동을 잠정 중단하고 북한 근로자 5만3천명 전원을 철수시킨다고 발표했다. 지난 3일 남측 근로자에 대한 개성공단 출입 제한조치를 취한지 6일만이다.

북한의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김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는 이날 오후 5시15분께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 조선중앙TV 등 북한 매체를 통해 ‘중대조치’담화를 발표하며 ‘개성공단 가동을 잠정적으로 중단하고 북한 근로자를 모두 철수시킬 것’이라고 발표했다. 김 비서는 “우리 종업원 철수와 공업지구 사업 잠정중단을 비롯해 중대조치와 관련한 실무적 사업은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이 맡아 집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개성공단 근로자 철수와 공단 사업의 잠정 중단을 발표함에 따라 개성공단은 9일부터 ‘올 스톱’ 될 것으로 보인다. 개성공단 가동이 중단되면 대기업 등에 물건을 납품해온 공단 내 기업들의 직접적인 피해가 예상된다.

현재 개성공단에는 123개 기업이 조업하고 있으며, 경기지역 업체는 33개사가 입주해 있다. 지난 2012년 개성공단의 연간 생산액이 4억6천950만달러인 것으로 미뤄보면 기업들은 조업 중단으로 하루 128만달러씩 생산 차질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입주기업과 연계된 국내 하도급업체까지 계산하면 수천개 업체에서 근무하는 1만5천여명의 근로자들이 이번 중단 조치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개성공단기업협회 등은 내다보고 있다.

이 같은 청천벽력 소식을 전해들은 서울 무교동 개성공단기업협회 사무실에서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며 사태 파악에 나섰다.

북한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던 관계자들은 TV를 통해 전해들은 느닷없는 비보에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라며 막막한 심경을 토로했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도내 한 기업 관계자는 “북한의 발표를 TV에서 보고 놀라 긴급회의에 들어간 상황”이라며 “당혹스럽고 답답한 심경으로 임원들이 북한의 진의와 정부의 대응방안 등을 파악하고 있다”고 민감한 분위기를 전했다.

개성공단기업협회 관계자는 “북한 근로자를 철수하겠다는 것은 지금까지 개성공단과 관련해 나온 북한의 조치 중 가장 강도가 높은 것”이라며 “우선 북한의 진의와 우리 정부의 대응 등을 파악해야 대응책을 강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편 북한의 개성공단 잠정중단 발표에 개성공단 입주 123개 기업 관계자들은 9일 오전 11시 모두 참석한 가운데 개성공단 중단 사태와 관련한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정자연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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