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드칩 팔아 수익 내겠다” 수원시 작년말 10억들여 교체
소각 처리비용만 시민에 떠넘겨… 市 “불편 계속땐 재검토”
수원시가 그동안 재활용품이었던 스티로폼 상당수를 소각용 쓰레기로 규정하면서 가계 혼란(본보 2일자 1면)이 빚어진 가운데 시의 이 같은 결정은 스티로폼을 처리할 수 없는 ‘맷돌형 파쇄기’로의 교체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시는 앞서 칼날형 파쇄기를 운용하면서 예산을 투입, 재활용에 부적합한 스티로폼을 분쇄·소각했다. 그러나 이를 맷돌형으로 변경하면서 시가 스티로폼 소각비용을 시민에게 떠넘겼다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
16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시는 시민들이 분리 배출한 스티로폼과 비닐, 목제가구 등의 재활용품을 자원순환센터에 반입, 이 중 재활용이 어려운 스티로폼과 목재 등을 칼날형 파쇄기로 분쇄해 소각했다.
이런 가운데 시는 지난해 말 급작스럽게 1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목재류 파쇄가 주된 기능인 맷돌형으로 교체했다. 그러면서 스티로폼 상당수를 시민이 직접 소각용 쓰레기봉투에 배출토록 하고 있다.
시의 이 같은 방침은 새롭게 교체한 맷돌형 파쇄기가 스티로폼 처리는 불가능한 반면, 목재를 투입하면 80㎜ 이하의 우드칩을 생산·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우드칩은 발전소와 연료 또는 제지업체 재료로 사용된다. 또 환경부 권장사항인 ‘소각보다는 자원화’의 취지에 적합하다는 근거를 들었다.
하지만 시가 맷돌형 파쇄기로 교체한 뒤 생산 판매하겠다는 우드칩은 최근 유가 하락 등을 이유로 t당 2만3천원 가량에 거래되면서 투자대비 수익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이마저도 시는 올해까지 특정업체에 우드칩을 무상으로 공급키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시의 이러한 방침 때문에 시민들은 스티로폼을 재활용품으로 분리 배출하지 못하고 직접 10ℓ(장당 300원)나 100ℓ(장당 3천원)짜리 소각용 쓰레기봉투를 구입·배출해야 하면서 시가 막대한 소각비용을 시민에게 떠넘겼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시민 J씨(42)는 “환경을 위해 쓰레기를 분리 배출하는 것에는 찬성하지만 스티로폼 재활용 금지가 우드칩을 만들고 수익을 내는 것이라면 시가 시민에게 소각비용을 전가한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파쇄기 교체는 단순 소각보다 경제적, 환경적 측면에서 장점이 있기 때문에 진행된 것”이라면서도 “스티로폼 소각에 대한 시민 불편이 계속된다면 내부적으로 (스티로폼의 소각용 규정을) 재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는 지난 2월 그동안 재활용품이었던 스티로폼 상당수를 재활용이 아닌 소각용 쓰레기로 규정했다. 당시 시는 자원순환센터로 유입되는 스티로폼 대부분이 재활용되지 못하고 그대로 쌓여 있다 소각장으로 향하는 만큼 가정에서 직접 소각용으로 분류하라고 요구했다.
안영국 한진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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