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돼지농가 분뇨 수만톤 방치… 장마철 무단배출 우려

160여 사육농가 하루 320여t 씩 위탁처리 없이 적재, 인근 하천 오염 심각

▲ 축산폐수로 인해 외북천이 심각하게 오염돼 있다.

포천지역 160여 돼지사육 농가에서 1일 1천여t의 분뇨를 배출하고 있는 가운데 320여t이 처리시설 용량 부족으로 위탁처리되지 않고 농가에 그대로 적재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장마철을 앞두고 관계 당국의 철저한 감시 및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22일 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돼지사육 농가는 161가구에 달하며 1일 1천118t의 분뇨를 배출하고 있다. 관련 법상 소와 닭ㆍ오리의 분뇨는 자가처리와 축분비료화가 가능하지만 돼지는 반드시 위탁처리 해야 한다.

 

하지만, 돼지사육 농가에서 하루에 배출하는 1천118t 중 위탁처리되고 있는 분량은 793t에 그치고 있다. 관내에서 돼지분뇨를 위탁받아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의 용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나머지 1일 325t의 돼지분뇨는 농장 주변에 그대로 적재되고 있고 있는 실정이어서 현재 쌓여있는 양만 수만t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규모가 작은 상당수의 돼지사육 농가는 자체저장 시설을 갖추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일정 규모 이상으로 자체처리시설을 갖춘 일부 농장마저도 장비를 가동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고 고장 나면 막대한 수리비용이 든다는 이유로 장비는 세워둔 채 분뇨통에 보관하고 있다가 비가 오면 몰래 우수관로를 통해 방류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이를 방증하듯 시에 접수된 악취 민원 중 70%를 돼지분뇨가 차지하고 있다. 또한, 적재된 돼지분뇨를 발효도 되기도 전에 ‘액비’라는 미명하에 밭이나 농장 주변에 뿌리다가 민원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 같은 돼지농가의 분뇨 무단배출로 영평천을 잇는 외북천 바닥은 이미 축분이 퇴적층을 이뤄 흑갈색을 띠며 심한 악취를 풍기는 등 오염이 심각한 수준이다. 민물고기는 대부분 사라졌고 발견되는 한두 마리는 기형된 것이 전부다.

 

이에 따라 시가 허가만 내줄 것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축산농장 정화시설에 대한 철저한 점검과 더불어 돼지농가가 정화시설을 갖출 수 있는 행ㆍ재정적 지원 및 인식 전환을 위한 교육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시 축산과 관계자는 “장마철 불법투기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적발 시 철저한 행정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포천=김두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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