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 뿌리 치다 의식불명… 세번째 수술 앞두고 수술비 막막
가족들 내달 ‘범죄피해자 보호법’ 지원 여부 심의가 유일한 희망
“풍족하지 못한 환경에서도 착하게 자라준 딸아이가 제발 깨어나기라도 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5일 의정부에서 강도를 뿌리치고 도망가다 뇌졸중으로 쓰러진 여대생 K양(19) 부모의 간절한 바람이다.
K양의 가정은 넉넉한 형편은 아니었지만, 주변 이웃들의 시샘을 살 정도로 화목했다. 항상 자녀들에게 근면ㆍ성실을 강조해왔던 아버지는 서울에서 버스기사일을 하며 힘들어도 가정을 위하는 일에 보람을 느꼈고, 어머니 역시 10년 넘게 법무부 소속 한 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해오며 어려운 이들을 도왔다.
군 복무 중인 K양의 오빠 역시 든든한 장남 역할에 충실했고, K양도 아르바이트를 해 학비와 생활비를 보태며 꿈을 키우는 등 남부럽지 않은 ‘행복한 가정’ 그 자체였다.
하지만 이들에게 닥쳐온 시련으로 인해 화목했던 가정은 하루아침에 웃음을 잃었다. 더욱이 강도로부터 도망치다 뇌졸중으로 쓰러진 원인이 희귀ㆍ난치성 질환인 모야모야병 때문이었다는 사실까지 처음으로 알게 된 K양의 가족들은 하루하루가 절망적이다.
충격으로 병원에 입원까지 했던 K양의 어머니는 “딸아이의 뇌가 심각하게 손상돼 정상적인 생활은 어렵다고 병원에서 얘기한다”며 “의식이라도 찾았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라고 눈시울을 적셨다.
K양의 아버지도 일손을 놓고 K양의 옆을 매일같이 지키고 있지만 7월부터는 다시 일을 시작해야할 상황이다. 돈이 얼마가 들어가도 딸아이가 회복했으면 하는 마음뿐이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병원비 부담이 쉬운 문제만은 아니여서다.
K양은 두차례 수술을 받고 각종 치료로 인해 지금까지 병원비만 1천800만원이다. 희귀질환으로 정부지원을 받아도 비급여 대상이 많아 결국 이 가운데 600만원에 가까운 돈을 K양 가족이 부담해야 한다.
범죄피해자지원센터의 위로금과 의정부지검 피해자지원실의 지원금 등 총 230만원도 지원 받았지만 앞으로가 막막하다. K양은 앞으로 한차례 더 수술을 받아야 하는 등 치료를 위한 병원비는 계속 불어날 수 밖에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K양의 가족에게는 ‘범죄피해자 보호법’에 따라 범죄를 당한 피해자와 가족이 받을 수 있는 구조금이 지금으로선 가장 큰 희망이다. K양의 지원 심의는 다음달 열린다.
이중희 의정부지검 차장검사는 “범죄피해자의 지원여부를 판단하는 심의가 7월에 열린다”며 “K양 사례도 심의를 거쳐 지원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송주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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