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의원은 9일 오후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현장 대의원 투표와 앞서 실시된 선거인단투표(70%), 국민 여론조사(30%)를 합해 4만4천421표를 획득, 자신보다 선수가 높은 5선의 이주영 의원, 4선 한선교(용인병)ㆍ주호영 의원을 누르고 집권여당의 대표로 선출되는 파란을 일으켰다.
비박계 후보 단일화로 맹추격을 한 주 의원은 3만1천946표에 머물렀고 조직을 내세웠던 이주영 의원은 2만1천614표, 한 의원은 1만757표를 얻는데 그쳤다.
호남 출신의 이 의원이 이날 대표에 당선되면서 일단 새누리당과 보수층의 뿌리인 TK(대구ㆍ경북)가 호남을 끌어안는 모양새를 갖추게 됐다. 하지만 친박계의 이른바 ‘오더’대로 이 의원이 선출됐고, 4ㆍ13 총선 참패로 친박의 2선 후퇴 여론에도 불구하고 대표를 차지하면서 민심과 괴리가 더욱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정현 의원은 투표 전 현장연설에서 “모두가 근본 없는 놈이라고 등 뒤에서 저를 비웃을 때도 저 같은 사람을 발탁해준 박근혜 대통령께 감사함을 갖고 있다”고 말해 친박 표심을 자극했다.
최고위원에는 친박계 조원진ㆍ이장우 의원이 1ㆍ2위, 비박계 강석호 의원이 3위로 선출됐고, 여성은 친박계 최연혜 의원, 청년 최고위원도 친박계 유창수 후보가 각각 뽑혔다. 이에 따라 친박계는 당 대표와 최고위원 5명 중 4명을 당선시켜 지도부를 장악하게 됐다.
유일한 수도권 주자로 최고위원 도전에 나섰던 함진규 의원(시흥갑)은 “수도권을 버리면 새누리당의 미래가 없다”며 지지를 호소했지만 오더 투표의 희생양이 되면서 낙선의 쓴잔을 들었다.
한선교ㆍ함진규 의원이 모두 낙선하면서 새로 선출된 여당 지도부에는 수도권이 한 명도 포함되지 않게 됐으며 내년 대선을 앞두고 소외된 수도권 민심을 잡기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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