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버스 고치느라 광역버스 정비 뒷전… 시민안전 위협

수원~사당 노선 운행 경진여객
폭염속 에어컨 고장난채 다니기도
노조 “사고위험 안고 불안한 운전”

수원~사당 노선을 운행하는 경진여객운수㈜가 광역버스 대신 전세버스를 대거 투입해 물의(본보 22일자 1면)를 빚은 가운데, 경진여객 차고지 정비시설에서 경영진이 대표로 있는 회사의 전세버스 정비로 인해 광역버스의 정비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비를 받지 못한 광역버스가 바로 노선에 투입된 것으로 확인, 안전 불감증이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22일 수원시와 경진여객운수㈜, 경진여객운수 노조에 따르면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라 여객자동차운송사업자는 최저 면허기준 자동차 대수, 보유 차고 면적, 운송부대시설 등을 갖춰야 한다. 

차고설비 및 차고부대시설에는 점검과 정비, 세차할 수 있는 시설이 있어야 한다. 현재 경진여객은 수원역 인근에 있는 본사, 수원대학교 차고지를 비롯해 총 5곳의 차고지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정비시설이 갖춰진 3곳에서 정비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지난 3월 경영진이 교체된 시점부터 8월까지 차고지 정비시설에서 전세버스 정비로 일부 광역버스들이 제대로 정비를 받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수원대학교 차고지 내 차량 정비 현황에는 5월부터 7월까지 10여 대의 전세버스 정비기록이 고스란히 남아있기도 하다. 현행법상 정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관할 지자체로부터 개선명령 또는 과징금, 영업정지의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지난 8월 폭염으로 에어컨 사용이 많았던 기간에는 에어컨이 고장난 광역버스가 전세버스에 밀려 정비를 받지 못한 채 40도에 가까운 실내온도를 유지하며 운행했던 일까지 벌어졌다. 또한 같은 달 타이어 교체 등 하부작업을 하던 전세버스 탓에 정비도 받지 못한 채 회차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다.

경진여객운수 노조 관계자는 “올해 중순까지 정비와 관련해 사측에 전세버스를 빼달라고 강력하게 요구했다”며 “운행에서 돌아온 차량이 차고지에 있는 전세버스 때문에 정비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운행시 사고 위험에 직면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일부 광역버스의 정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과 관련해 시는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시 관계자는 “해당 사안을 정확하게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서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해당 사안은 법적으로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며, 관할 지자체 판단에 따라 위법소지가 있으면 처분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경진여객운수 관계자는 “지난 4월 한시적으로 상당수의 전세버스 정비가 이뤄진 것은 사실”이라면서 “이후 경진여객이 보유한 차고지에서 전세버스 정비를 하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했으며, 미비한 점이 있다면 바로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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