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출하 AI 닭 1만마리, 이미 식탁에 올랐다

道 3천마리만 회수… 나머지 소비된 듯
방역당국 위급상황서 아무런 조치 못해
농림부 “가열 섭취땐 감염 가능성 없어”

▲ AI 검사 분주 20일 경기도동물위생시험소 해외전염병진단센터 BL3 실험실에서 직원들이 도내 곳곳에서 의뢰된 가금류 혈액, 종란, 철새분변 등의 AI 감염여부를 검사하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시범기자
AI 검사 분주 20일 경기도동물위생시험소 해외전염병진단센터 BL3 실험실에서 직원들이 도내 곳곳에서 의뢰된 가금류 혈액, 종란, 철새분변 등의 AI 감염여부를 검사하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시범기자
조류인플루엔자(AI) 양성반응을 보인 파주지역 도계장에서 닭 1만3천여마리가 출하된 사실(본보 19일자 3면)이 드러난 가운데 출하된 닭 중 1만여 마리가 방역 당국이 손을 쓰기도 전에 이미 가정과 식당 등에서 소비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닭의 경우 출하부터 소비자 식탁에 오르기까지 채 이틀이 걸리지 않기 때문으로 AI 위급상황에서도 방역 당국은 사실상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한 것으로 지적됐다.

 

20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AI가 발생한 파주 도계장에서 용인ㆍ파주ㆍ이천ㆍ평택ㆍ고양ㆍ수원 등 전국 7개 지역으로 출하된 닭 1만3천810마리 중 3천110마리를 회수했다. 앞서 이 도계장은 지난 18일 도축 전 닭이 집단 폐사해 간이검사한 결과 AI 양성 반응이 검출됐다. 당시 이천에서 들여온 16만3천 마리의 닭 중 1만3천여 마리가 지난 15∼16일 이틀간 출하된 상태였다. 이에 도는 해당 도계장을 폐쇄 조치하고 출하된 닭의 경로 파악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도는 이날 현재까지 총 1만3천여 마리의 4분의 1가량인 3천여 마리를 회수했으나, 나머지 1만여 마리는 이미 가정 등에서 소비됐을 것으로 추정하면서 이렇다 할 손을 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닭의 경우 출하부터 유통단계를 거쳐 최종 소비되기까지 2~3일밖에 되지 않는 등 기간이 짧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로 AI가 의심되는 닭이 시중에 유통됐을 경우 방역 당국이 사실상 할 수 있는 뽀족한 조치가 없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닭은 75℃ 이상에서 가열해 조리하면 인체에 무해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여전히 소비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때 방역 당국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도 관계자는 “도계장 닭들은 반출되기 전에 정밀 관찰하기 때문에 AI에 감염됐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면서 “그러나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해결하기 위해 회수에 애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농림축산식품부는 AI 바이러스는 감염된 조류의 분변이나 분변에 오염된 물건을 손으로 접촉한 후 눈, 코, 입을 만졌을 때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으나, 75℃ 이상에서 5분 만에 사멸되므로 닭고기와 오리고기 등을 충분히 가열해 섭취하면 감염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한진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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