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진어묵, 변질된 제품 씻어 팔았다”

판교 현대百 지점 퇴직자들 주장… 동영상도 공개
“냄새나고 미끈거리는 어묵, 수돗물로 세척후 판매”
업계선 “이해 안가는 행위”… 회사는 “인체에 무해”

삼진어묵(주)가 근로자의 부당해고 주장과 퇴직근로자들의 “삼진공화국이었다”는 충격 증언 등이 잇따라 논란(본보 6월9ㆍ12일자 1면)을 불러 일으킨 가운데 수도권 먹거리 메카인 성남 현대백화점에 입점한 ‘삼진어묵 판교점’ 퇴직근로자들이 어묵을 물로 씻어 휴지로 닦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 파문이 일고 있다.

 

이들은 “매장 관리자가 유통과정 중 변질돼 미끈거리고 냄새 나는 어묵을 물로 씻어 고객들에게 판매할 것을 강요했다”고 주장, 사실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진어묵 판교점 퇴직근로자 A씨는 15일 각각 8초와 18초, 19초, 31초 분량의 동영상 4편을 공개했다. 8초 분량의 동영상에는 양손에 비닐장갑을 낀 직원이 싱크대에 수돗물을 틀어놓고 어묵을 양손으로 문질러 씻는 장면이 담겨 있다. 밀봉된 어묵을 꺼내 닦은 듯 싱크대 바닥에는 방부제 5개가 널려 있다.

 

또 19초 분량 동영상에는 같은 직원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어묵을 씻었던 싱크대 바로 옆에서 어묵을 키친타월로 닦아 물기를 제거하는 장면이 담겨 있으며, 나머지 18초, 31초 분량의 동영상에도 손에 비닐장갑을 낀 직원들이 어묵을 키친타월로 닦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동영상을 공개한 A씨는 “밀봉돼 매장으로 들어오는 어묵들이 있는데 이를 튀기기 위해 개봉해보면 변질돼 미끈거리고 냄새 나는 어묵들이 있다”며 “이것들을 폐기하지 않고 수돗물로 미끈거리는 것을 씻어낸 후 키친타월로 물기를 제거하고 튀겨내 판매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들 어묵은 부산 본사에서 배송 온 것이며 판교점의 매출이 좋다 보니 인근 다른 지점의 어묵들도 판교점으로 배송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마도 배송과정에서 어묵이 변질돼 미끈거리고 냄새가 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퇴직근로자 B씨 역시 “매장이 오픈할 때부터 퇴사한 지난해 9월까지 수시로 직원들이 미끈거리고 냄새나는 어묵을 물로 씻어낸 뒤 튀겨서 판매했다”며 “폐기처분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상부에 물었지만 물로 씻으라고 했고 어묵을 씻기 싫은데도 씻을 것을 강요당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한결같이 “판교점을 관리하는 사장 친인척과 매니저의 지시에 따라 어묵을 물로 씻었으며, 나중에는 직원들이 당연히 물로 씻어야 되는지 알고 씻는 행위를 반복했다”고 털어놨다.

 

이 같은 주장에 어묵 업계 관계자들은 어묵을 물로 씻는 행위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한 어묵업체 관리자는 “어묵을 물로 씻는다는 소리는 금시초문으로, 어묵을 물로 씻을 이유가 뭐가 있겠느냐”라며 “어느 누가 봐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삼진어묵 측은 유통과정 중 일부 어묵에서 온도 차로 인해 봉지 내 물이 생기는 현상이 발생, 이를 닦아내고 튀긴 것이라고 밝혔다.

 

삼진어묵 관계자는 “부패된 것은 아니며 먹어서 인체에 유해한 것도 아니다”라면서도 “유통과정에서 포장 어묵 내 물이 생기는 문제점 등을 보완하기 위해 지난해 9월 물류 유통시스템을 개선 했고, 이후에는 어묵을 물로 씻어 판매하는 일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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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준 이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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