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악취 도대체 어디서? 수원시 원인조차 파악못해

비 내린 주말마다 몇주째 계속… 시료 채취했지만 원인 못찾아
늑장 공기포집 등 무책임 지적도 市 “대학 연구팀 등에 협조 요청”

지난달 말께 수원시 전역에 퍼진 원인을 알 수 없는 악취(6월27일자 6면)와 관련, 아직도 명확한 원인 규명조차 이뤄지지 않아 시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7월 내내 주말에 비가 내리면서 일부 지역에서 똑같은 악취가 재발하는데도, 수원시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8일 수원시에 따르면 지난달 24일께 장안구 천천동과 정자동, 권선구 구운동과 세류동, 팔달구 인계동 등지에서 퍼진 악취와 관련해 시는 평동, 이목동, 정자동 등 산업단지 소재 공장에서 시료를 채취했다. 화학 물질을 태우는 냄새가 난다는 민원이 빗발치자 이들 공장의 소각 행위로 악취가 퍼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달 말 나온 연구결과 별다른 점이 발견되지 않으면서, 명확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

 

이에 시는 화학 공장뿐만 아니라 시내 곳곳에 있는 노후된 하수처리시설 관로에 쌓인 쓰레기 등이 갑작스런 폭우에 뒤집히면서 메탄가스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지만, 이렇다 할 결론을 내리지는 못한 상태다. 당시 악취가 특정지역이 아니라 수원시 전역에서 발생한 데다가 발생 당시 공기 포집도 이뤄지지 않아 성분 분석조차 불가능했던 탓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15일과 16일 등 7월에 주말마다 비가 내리면서 장안구 등 일부 지역에서 똑같은 악취가 또다시 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악취가 반복된 지역은 화학 공장 인근이어서 주민들의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공기 포집 등 시의 적극적인 대응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어 아직까지 원인 파악조차 못 하고 있다. 실제 몇 시간씩 이어진 악취 발생 시에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악취가 모두 사라진 후에야 현장에 나타나 공기를 포집하는 등 무책임한 모습으로 일관하고 있다.

 

주민 J씨(31)는 “주말만 되면 악취가 스멀스멀 올라오는데, 현장을 찾는 공무원을 본 적이 없다”면서 “매년 여름 우기철만 되면 이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시에서 별다른 조치가 없어 분통이 터진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도 시의 안일한 대처를 지적했다. 악취가 발생하면 현장의 공기를 포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함에도 불구, 수동적으로 늑장대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순태 아주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는 “악취 발생 당시의 공기를 포집해 성분만 분석하면 원인을 찾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악취가 사라지고 나서 포집하는 것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수원시 관계자는 “악취가 1시간 정도면 소멸하는 탓에 곧바로 공기를 포집하는 데 애로사항이 있다”며 “인근 대학 연구팀 등에도 협조를 요청해 이른 시일 내에 원인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유병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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