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사판 내용’ 표지갈이 보고서… 총체적 진상조사 시급
T사 ‘경기복지재단 성과연동 보수체계’ H사 ‘가족여성연구원 보수제도 개선’
‘과업의 범위’ 내용 일치… 신뢰성 의문
8일 본보가 입수한 T사의 ‘경기복지재단 성과연동 보수체계 구축 연구용역’ 보고서와 H사의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의 ‘보수제도의 합리적 개선 및 운영방안 용역’ 보고서를 살펴보면 다른 업체임에도 발표 자료의 형식부터 추진목적, 범위, 개선안 등 내용 대부분이 동일하다.
T사는 지난 3년간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 경영평가’ 과정에서 ‘총괄간사’를 맡았던 심모씨가 근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회사이며 H사는 심 모씨와 함께 연구를 진행한 바 있는 이 모씨가 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회사다.
먼저 T사가 진행한 복지재단의 보고서를 보면 ‘과업(연구용역)의 범위’가 H사의 연구용역 보고서 내용과 완전히 일치한다. H사와 T사의 보고서 모두 ‘보수체계 운영상의 개선이슈 파악, 유관기관 운영현황 BM, 정부정책과의 부합도 등을 반영한 보상제도를 구축할 필요가 있음’이라고 동일하게 명시돼 있다.
또 ‘과업의 범위’ 중 소제목을 ‘1. 보상현황 분석’, ‘2. 유관기관 보수체계BM’, ‘3. 정부 및 시정책 분석’, ‘4. 보수체계 설계’ 으로 나눈 것과 여기에서 내용도 한 두 가지만 추가됐을 뿐 두 개의 보고서의 소제목, 내용, 형식이 모두 똑같았다. 또 2개의 기관 보수체계 현황을 정부의 임금 정책과 대조, 이에 대한 방안을 도출하는 내용마저 동일했다.
정부의 정책인 ‘성과연봉제 확대’, ‘임금피크제 도입’, ‘저성과자 제출제 도입’ 등의 도입 여부에서도 두 개의 보고서는 같은 내용과 결과를 명시했기 때문. 두 개의 보고서 모두 단 한 글자도 다르지 않았다. 당연하게도 내용과 결과가 같아 이에 대한 방안마저 ‘경영실적(외부) 평가와 연계되어 금년 내 도입 불가피’로 똑같았다.
더욱이 분명 2개의 기관을 분석했음에도 기관의 ‘이슈 종합’도 동일한 내용이라 마치 ‘하나의 보고서’라는 느낌을 연출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경직적인 보수테이블 운영으로 신입직원(하위직원)의 상대적 불이익 발생과 임금격차 심화’, ‘능력과 성과중심의 보수체계 운영 미흡’ 등 모든 내용이 비슷했으며 이에 대한 대안마저 ‘기본연봉과 성과연봉 적정 비중 도출’, ‘평가와 연계한 성과연봉 운영’, ‘승진에 따른 기본연봉 인상방식 설계’ 등이 동일했다.
이호준ㆍ허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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