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무상교복’ 지원 사업이 시의회에서 네 번이나 부결되자, 이재명 성남시장이 자신의 SNS에 반대한 시의원 명단을 공개하고 나서면서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24일 성남시와 성남시의회에 따르면 성남시가 추진해온 ‘고교 신입생 교복 무상지원’ 사업이 시의회의 예산 삭감으로 또 무산됐다. 시는 지난해부터 중학교 신입생에게 지원하던 교복비를 고교 신입생까지 확대할 계획이었지만 야당 반대로 번번이 제동이 걸렸다.
성남시의회는 지난 22일 제232회 임시회 2차 본회의를 열어 시가 2017년도 제4회 추가경정예산으로 제출한 고등학생 교복 무상지원 사업비 29억890만 원(약 1만명 대상 29만 원씩)을 전액 삭감했다. 앞서 행정교육체육위원회에서 가부동수(찬성 4명, 반대 4명) 표결로 어렵게 통과한 고교 무상교복 예산은 예결위 표결(삭감 6명, 반대 5명)에서 전액 삭감됐지만, 본회의에 다시 부의할 수 있는 절차를 거쳐 재차 표결이 이뤄졌으나 결국 삭감됐다. 고교 무상교복 예산 삭감은 이번이 네 번째다.
이에 이재명 시장은 23일 페이스북에 ‘무상교복 네번째 부결한 성남시의원들이십니다’는 제하의 글을 통해 고교 무상교복에 반대한 바른정당 1명, 자유한국당 7명의 이름과 지역구를 공개했다. 이 시장은 “성남시의 고교 무상교복 예산안이 네번째 부결됐다. 빚 내거나 정부지원 받는 것도 아니고, 예산을 아껴 빚을 갚아가면서 시민 복지를 늘리자는데 왜 반대할까요?”라며 “출산장려금 1억 조례 추진하던 사람들이 교복지원 30만 원은 4번씩이나 부결하며 죽어라 반대하니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어 “본회의 무기명 비밀투표로 장막 뒤에 이름을 숨겼지만 상임위 기록은 있다. 공인의 공적활동은 공개되고 책임져야 하겠지요?”라며 시의원 명단을 공개했다.
이와 관련해 자유한국당 성남수정당협위원장인 변환봉 변호사는 23일 페이스북에 “동일한 안건을 4차례나 다시 추진하는 집념이 대단하다”며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다른 당들의 시의원들은 내년 본 예산에서 포함시키고 그때는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대안도 제시했다. 그럼에도 계속 추경으로 올리며 뻔한 부결을 이끌어내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또 이제영(자유한국당) 의원은 24일 페이스북에 “이재명 시장은 자유한국당 15명, 민주당 15명, 국민의당 1명, 바른 정당1명으로 다당제 구도로 만들어지면서 본인의 의지와는 다른 결과가 의회에서 여러번 있었다. 그때마다 심의 결과를 존중하지 않고 상대당 의원들을 비난하면서 시민들로부터 비난받도록 왜곡된 의견을 제시해 왔다”며 “예산을 삭감한 시의원들에게 비난을 유도하기보다 먼저 재정 운영에 대한 공부를 하고 예산 절감방안을 마련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재명 시장의 공약사업인 ‘시민순찰대’ 설치도 무산됐다. 시의회는 앞서 상임위에서 부결된 ‘시민순찰대 설치 및 운영 조례안’을 본회의에 다시 부의해 표결했으나 투표에 참여한 31명 중 찬성 14명, 반대 16명, 기권 1명으로 부결시켰다. 관련 조례안은 시범운영 기간 종료 후 지난해 9월 말 해체된 시민순찰대를 다시 운영하려는 것으로, 이번이 일곱 번째 부활 시도였다.
성남=문민석ㆍ강현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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