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 다가온 공포 ‘에이즈’] 3. 상담조차 못해 주는 보건소

전문의 없는 보건소… 불안감 키운다

수원에 살고 있는 A씨(26)는 지난 25일 집 근처 보건소를 찾아 에이즈 감염 검사를 받았다. 

최근 에이즈에 감염된 여성이 채팅앱을 통해 불특정 다수의 남성과 성매매를 했다는 기사를 본 후 불안한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걱정되는 마음에 보건소를 찾았지만 A씨의 불안감은 보건소에서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 

보건소는 피검사를 위한 채혈만 해 줄 뿐 에이즈에 대한 치료 및 지원내용 등 안내나 상담 등은 전혀 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의사를 만나 상담을 하고 싶다고 요청한 A씨에게 보건소는 “상담해줄 전문의가 없다”는 답변뿐이었다. 

오히려 공개된 접수대에서 에이즈 검사를 신청하고, 보건소를 찾은 일반 환자들과 같은 곳에서 채혈을 한 A씨는 아직 확실한 에이즈 감염자가 아님에도 시민들의 따가운 논총을 받으며 마음에 상처를 받아야 했다.

 

고양시 보건소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지난 27일 에이즈 감염 검사를 받기 위해 고양시 한 보건소를 찾은 B씨(31) 역시 검사 접수와 채혈하는 과정에서 다른 환자들에게 자신이 에이즈 검사를 받으러 왔다는 사실이 알려져 차가운 시선을 받아야 했다. 또 보건소 측에 만약 에이즈 검사 결과 양성 반응이 나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문의했지만 “보건소는 감염 여부 검사와 행정업무만 하는 곳”이라는 답변만 받았다.

 

최근 용인, 부산 등에서 에이즈 감염 여성이 채팅앱을 통해 만난 불특정 다수의 남성과 성매매를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에이즈에 대한 공포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선 보건소에서는 에이즈 감염 검사만 이루어질 뿐 에이즈에 정책적 지원 안내나 상담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에이즈 감염 검사자들과 일반 환자들이 전혀 분리되지 않아 일반 환자들에게는 불안감을, 에이즈 감염 검사자들에게는 마음의 상처를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건소의 경우 에이즈 감염이 의심되는 자가 스스로 가장 먼저 찾아가는 곳이기 때문에 그 어떠한 의료기관보다 에이즈 관련 상담 및 관리가 이뤄져야 하는 곳이지만 단순히 ‘피검사’를 하는 곳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보건소 관계자는 “앞으로 에이즈 감염 검사를 받으러 왔다는 것이 일반 환자들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물론 에이즈 감염 검사자들에게 안내책자 배부와 적절한 상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지방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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